'협상 통한 유예' 가능성 일축…"며칠-몇주간 유지될 것""의약품·선박·반도체 등 핵심 제품, 자급자족하게 할 것"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확산에 트럼프 "美, 다시 위대하게"
  • ▲ 하워드 루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250313 AP/뉴시스. ⓒ뉴시스
    ▲ 하워드 루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250313 AP/뉴시스. ⓒ뉴시스
    하워드 루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9일로 예정된 미국의 무역상대국에 대한 상호관세(reciprocal tariffs) 부과와 관련, 협상을 위해 상호관세 부과를 연기하거나 유예할 가능성이 없다고 6일(현지시각) 밝혔다.

    루트닉 장관은 이날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협상을 위해 상호관세 부과 시행 연기를 고려하고 있나'라고 묻자 "연기는 없다. 며칠 또는 몇주간 그대로 유지될 것이다. 그것은 분명하다"고 답했다.

    이어 "대통령에게는 모두가 흑자를 보고 우리는 적자를 보는 글로벌 무역(에 대한) 재편이 필요하다. 세계 각국은 우리를 갈취하고 있다. 이건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 백악관에서 관세정책을 발표하면서 세계 모든 나라에 10%의 기본관세를 5일부터 부과하고, 9일부터는 국가별로 차등화된 개별관세를 추가한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루트닉 장관의 이러한 언급은 상호관세 부과일 이전에 일부 국가와의 협상을 통해 해당 국가에 상호관세 부과 시행을 연기하거나 유예할 가능성을 일축한 것이다.

    그는 "(상호)관세는 부과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렇게 발표했고, 농담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루트닉 장관은 '전날까지 50개국 이상이 협상 개시를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접촉을 시도한 것이 협상이 시작된 것으로 여겨진다'는 진행자의 언급에 "이 모든 나라가 우리를 속여왔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제 그 일을 끝낼 때가 온 것"이라고만 답했다.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따른 권한을 발동해 서명한 상호관세 행정명령에는 '수정 권한' 조항이 있어 향후 협상을 통해 관세율을 낮추거나 높일 수도 있다.

    루트닉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 후 주식시장 폭락 등 충격파가 거센 것에 대해서는 "이 문제는 국가안보 문제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우리는 더는 이 나라에서 의약품, 선박, 전투에 사용할 강철과 알루미늄을 만들지 않는다. 자동차에 시동을 걸고, 전자레인지의 전원 버튼 모두 모두 반도체인데 모두 해외에서 만들어진다"고 지적했다.

    국가별 상호관세가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라는 평가와 함께 중국이 34% 맞불 관세를 발표하는 등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4일 미국 주식시장은 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급락했다.

    미국 내 인플레이션 및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하면서 상호관세를 연기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5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상호관세를 '혁명'에 비유하는 등 전세계를 상대로 한 '관세전쟁'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표명했다.

    그는 "이것은 경제 혁명이고 우리는 이길 것"이라면서 "인내심을 가지라. 쉽지 않을 것이지만, 최종 결과는 역사적인 것이 될 것이다. 우리는 다시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반도체, 의약품에 대한 관세도 곧 발표할 것이라고 4일 예고했다.

    루트닉 장관은 이번 관세 대상에 미국과 전혀 무역거래가 없는 남극 근처의 허드 맥도널드 제도 등 펭귄들이 모여 사는 무인도까지 관세부과 대상으로 삼은 것에 대해서는 "만약 목록에 있는 나라를 빼버리면 미국을 대상으로 한 기본적 차익 거래를 시도하는 국가들이 그 나라를 거쳐 우리에게 (제품을) 팔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2018년 중국에 관세를 부과했고, 이후 중국이 한 일은 다른 나라를 통해 미국으로 오는 것이었다. 대통령은 이 일을 지긋지긋해 하고 있으며 이를 바로잡을 것"이라면서 "대통령은 '나는 세계 어느 곳도 중국이나 다른 나라가 이 말도 안 되는 허점을 통해 (미국으로) 제품을 보낼 수 있는 곳으로 만들 수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루트닉 장관은 미국의 글로벌 무역체계 재편에 걸리는 시간이 중국에 즉각적인 이익이 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답했다.

    이어 "문제는 세계의 모두가 우리에게 (상품을) 팔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미국은 전세계의 소비자이며 무역적자를 기록하는 나라는 우리뿐이다. 이건 불공정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위해서 이를 고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