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싱크홀 관련 국회 전문가 간담회"지하철 공사 단계서 '빼먹기 수법' 흔적 발견""서울시, '지반침하 안전지도' 주민 공개해야""지표투과레이더(GPR) 탐사 주기 단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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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과 새로운서울준비특별위원회가 주최한 '서울시 싱크홀 관련 긴급 전문가 간담회'가 2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정혜영 기자
지난 24일 서울 강동구 명일동에서 발생한 싱크홀 사고 원인을 두고 지하철 9호선 연장 공사, 상·하수도 노후화 등 여러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사비 절감을 위한 부실공사 흔적이 발견됐다"며 "사전 전수조사 단계에서 왜 걸러지지 않았나"라며 서울시의 미흡 행정을 지적했다.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과 새로운서울준비특별위원회가 주최한 '서울시 싱크홀 관련 긴급 전문가 간담회'가 2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지난해 8월 연희동 싱크홀 사고 후 서울시가 대책을 발표한 지 1년도 안 된 시점에서 지난 24일 오후 6시 29분께 명일동 싱크홀 사고가 발생해 오토바이 운전자 1명이 사망했기 때문이다.간담회에는 박주민·진선미·염태영·김남근 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강청희 민주당 보건의료특별위원장, 박경미 민주당 강남병 지역위원장, 강동길 서울시의원 등이 참석했다. 전문가로는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 이호 한국지하안전협회 회장이 자리했다. -
- ▲ '서울시 싱크홀 관련 긴급 전문가 간담회'가 2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진행된 가운데 서울시의원들이 회의를 경청하고 있다. ⓒ정혜영 기자
이들은 이번 싱크홀 사고와 관련해 ▲원인 분석 ▲서울시 대응의 적절성 ▲향후 대응방안 순으로 논의했다.이날 간담회에서는 지하철 9호선 연장 공사에 쓰인 공법 문제가 제기됐다. 박창근 교수는 "사진을 보면 이번 명일동 싱크홀 사고에서는 '강관 다단 그라우팅'(강관에 시멘트나 화학물질 주입)을 제대로 하지 않은 흔적이 많이 발견된다"며 "원인을 단순히 노후화된 상하수도로 규정한다면 이런 일이 언제든 또다시 반복될 것"이라고 지적했다.이어 박창근 교수는 "상하수도 문제로 인한 싱크홀은 규모가 아주 작은 싱크홀밖에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민주당 새서울특위 위원장인 박주민 의원은 "서울시가 싱크홀 위험 지역을 예측한 지도인 '지반침하 안전지도'를 만들었음에도 이를 주민들에게 공개하지 않는다"며 "부동산 가격 하락을 우려하기보다 주민들의 생명과 안전 보장을 더 우선시해야 한다"고 비판했다.명일동 싱크홀 사고는 지자체가 전조 증상을 무시한 결과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강동길 서울시의원은 "사고 발생 지역은 서울시와 강동구청에 민원이 여러차례 제기된 곳"이라며 "지반이 약해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는 보고서를 받았음에도 서울시는 이번 해명자료에서 사고구간과 민원 제기 구간이 다르다고 발표했다"고 강조했다. -
- ▲ 28일 오전 '서울시 싱크홀 관련 긴급 전문가 간담회'에서 박주민·진선미·염태영·김남근 민주당 의원 등이 발언자의 발표 내용을 듣고 있다. ⓒ정혜영 기자
대책으로는 서울시의 책임 행정과 부실 공사 예방이 중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이호 회장은 "지반침하 사고 조사 강화, 지하굴착 설계시공 기술력 강화, 계측기 성능 강화, 전문 기술자 역할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정 규모 이상의 싱크홀 사고는 서울시가 전수조사를 벌인 뒤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등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부실 공사를 막으려면 지반 침하 위험을 점검하기 위한 '지표투과레이더(GPR) 탐사'의 수행 주기를 단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호 회장은 "지하철 공사현장에 대해선 GPR 탐사를 공사 '이전'에 실시하고, 현재 5년에 1번 주기로 실시되는 지하 안전 점검이 더욱 자주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