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 외교위 인준받은 스터파닉 의원, 주저앉혀공화 하원, 민주당에 5석차 많아…우위 장담키 어려워"미국 우선주의 추진에 의석 유지 필수…국민 위해 싸울 것"
  • ▲ 엘리스 스터파닉 미국 하원의원(뉴욕, 공화). UPI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 엘리스 스터파닉 미국 하원의원(뉴욕, 공화). UPI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미국 공화당이 하원에서 근소하게 절반이 넘는 의석을 가진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유엔 미국대사로 내정했던 엘리스 스터파닉 하원의원(뉴욕)의 지명을 27일(현지시각) 철회했다.

    상원 인준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관측됐지만, 하원에서 공화당의 장악력이 떨어진다고 판단되자 하원의원으로 그대로 주저앉힌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엘리스는 의회에 남아 하원 지도부로 다시 합류, 미국 국민을 위해 계속 싸울 것"이라면서 이런 방침을 알렸다.

    짐 리시 상원 외교위원장(공화)도 미국 언론에 백악관으로부터 스터파닉 의원의 지명철회 소식을 들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지명 철회는 공화당 하원 의석 상황과 관련돼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공화당은 스터파닉 의원의 사퇴로 민주당과 의석수가 지금보다 더 줄어드는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를 추진하는 데 의회에서 모든 공화당 의석을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면서 "엘리스에게 의회에 남아 역사적 감세, 훌륭한 일자리, 기록적인 경제 성장, 안전한 국경, 에너지 지배, 힘을 통한 평화 등을 실현하는 데 도와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의석이 근소한 과반인 상황에서 다른 사람이 엘리스 자리에 출마할 계기를 만들고 싶지 않다"며 "유엔에서 훌륭한 일을 할 사람들은 많이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말 대통령선거 승리 후 일찌감치 친(親)트럼프 인사이자 공화당 하원 서열 3위(하원 의원총회 의장)였던 스터파닉 하원의원을 유엔 대사로 낙점했다. 1월 상원 외교위원회 인준을 무난히 통과했고, 이르면 내달 초 상원 전체 표결이 진행될 것으로 관측됐다.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지명 철회를 결정했다. 이는 상원 인준보다는 인준 이후 하원 의석 공백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미국은 한국과 달리 현역 의원이 내각에 기용될 경우,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 스터파닉 의원은 아직 하원의원직을 사퇴하지 않은 상태다.

    현재 미국 하원은 공화당이 218석, 민주당이 213석을 차지하고 있으며 4석은 공석이다. 공화당이 더 많은 의석을 차지하고 있지만, 5석 차에 불과해 당내 이탈표가 조금만 나오더라도 우위를 장담키 어려운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반 대규모 감세, 국경 안보 강화, 에너지 지배권 강화 등을 위한 입법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앞서 공화당에서는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됐다가 사퇴한 맷 게이츠 전 의원,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이동한 마이클 왈츠 전 의원 등이 의원직을 사퇴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