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핵심 R&D는 여전히 대만서 진행"…'앙꼬' 빠진 투자 꼬집어"반도체 리더십 되찾으려면 'R&D' 미국서 이뤄져야" 주장트럼프 관세정책, 대미투자 확보는 '긍정' 평가
  • ▲ 팻 겔싱어 전 인텔 CEO. 출처=로이터ⓒ연합뉴스
    ▲ 팻 겔싱어 전 인텔 CEO. 출처=로이터ⓒ연합뉴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미국에 1000억달러(약 146조원)를 투자하기로 한 것이 미국 반도체 산업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인텔 전(前) 최고경영자가 주장했다.

    27일(현지시각) 팻 겔싱어 인텔 전 CEO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에서 연구·개발(R&D)을 하지 않으면 미국이 반도체 리더십을 가져올 수 없다"고 강조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TSMC의 모든 R&D 활동은 대만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이를 이전하겠다는 발표는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차세대 트랜지스터 기술을 미국에서 설계하지 않는다면 미국이 반도체 리더십을 가질 수 없다"고 잘라말했다.

    TSMC의 대규모 투자가 반도체 제조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회복하는 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TSMC가 미국에서 진행할 개발 작업은 이미 생산 중인 공정 기술에 관한 것 뿐이며, 핵심 R&D는 대만에서 진행하기 때문이다.

    갤싱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TSMC같은 반도체 칩 제조업체의 대미투자를 이끌어낸 점에 대해서는 "점진적으로 유익했다"고 평했다.

    다만 그는 미국이 반도체 제조에 사용되는 최첨단 공정 기술에서는 밀리고 있지만, 인공지능(AI)의 미래 패권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은 여러 첨단 기술 분야에서는 여전히 세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의 대표적인 반도체업체 인텔을 이끌었으나 경영난이 지속되자 지난해 말 CEO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후 양자 컴퓨팅 등 기술 분야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탈사 플레이그라운드 글로벌의 파트너로 자리를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