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고문 서명…"미국서 생산되지 않은 모든 車에 부과"철강-알루미늄 이어 외산 車에 관세…3번째 품목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후보자 시절 유세 연설을 하고 있다. 241014 AP/뉴시스. ⓒ뉴시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후보자 시절 유세 연설을 하고 있다. 241014 AP/뉴시스.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각) 철강·알루미늄에 이어 미국에 수입되는 외국산 자동차에 대해서도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관세는 4월2일 발효될 예정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 집무실(오벌오피스)에서 해외에서 만들어진 자동차와 경트럭에 25% 관세를 부과한다는 포고문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수년간 미국에서 사업을 하고, 일자리와 부, 많은 것들을 가져간 국가들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우방이든 적국이든 우리에게서 많은 것을 빼앗았고 솔직히 종종 우방국들이 적국보다 더 나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할 일은 미국산 자동차가 아닌 모든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라며 "만약 미국에서 만들어졌다면 당연히 관세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많은 해외 자동차회사들은 이미 (미국에) 공장이 있지만, 활용도가 낮다"며 "그들은 저렴하고 빠르게 그것들을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1월20일 취임한 이후 품목별 관세를 부과한 것은 철강·알루미늄(3월12일)에 이어 이날 자동차가 두 번째다.

    이에 따라 트럼프 집권 2기 출범 이후 진행되고 있는 글로벌 통상전쟁은 더욱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 ▲ 수출 기다리는 완성차. ⓒ연합뉴스 제공.
    ▲ 수출 기다리는 완성차. ⓒ연합뉴스 제공.
    특히 한국 자동차 산업은 이번 조치로 인해 수출 가격 경쟁력이 약화하는 등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미국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자동차 수출이 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약 347억4400만 달러로, 미국산 자동차의 국내 수입액 21억 달러(약 3조 원)보다 훨씬 많았다. 

    또한 미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된 차량 중 16.8%가 한국과 일본에서 생산된 것으로 집계됐으며, 이 중 한국산 자동차의 비중은 8.6%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2월 한국의 자동차 수출은 전년 대비 18% 가까이 증가하며 60억 달러를 넘어서는 등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그동안 한미 양국은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담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이번 조치가 시행되면 자동차 산업뿐만 아니라 철강, 배터리 등 관련 산업에도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 자동차 기업들은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경우 미국 시장에서 입지를 지키기 위해 전략 조정을 피할 수 없게 될 전망이다. 특히 반도체와 달리 자동차는 다양한 대체재가 존재하기 때문에, 미국 소비자들이 관세로 인해 가격이 오른 한국산 자동차 대신 다른 브랜드로 눈을 돌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