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9500명 이어 5년간 글로벌 인력 8% 수준 구조조정전기차 수요 급감-중국과의 경쟁 심화…폭스바겐-포르쉐도 '칼바람'
  • ▲ 아우디.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 아우디.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독일 자동차업체 아우디가 2029년까지 일자리 7500개를 줄이기로 했다고 17일(현지시각) 밝혔다. 전기자동차 수요 증가세 둔화와 중국 경쟁이 심해진 독일 자동차업계에 또 다른 충격이 전해졌다.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SZ)에 따르면 아우디 노사는 이날 생산직을 제외한 사무직 감원 등 구조조정 방안에 합의했다.

    아우디 글로벌 인력의 8%에 해당하는 7500개 일자리를 줄일 것이며 독일 공장은 "생산성, 속도, 유연성"을 높일 예정이다.

    다만 노사는 정리해고 대신 명예퇴직 등 방식으로 일자리를 줄이기로 하고 고용안정 협약을 2033년까지 4년 연장했다.

    아우디는 일자리 감축을 포함한 회사 개혁을 통해 연간 10억유로(약 1조60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외르크 슐라크바우어 노사협의회 의장은 "사측의 많은 요구를 거절할 수 있었지만, 타협도 해야 했다"고 말했다.

    아우디는 성명을 통해 "경제 상황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경쟁 압력 및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회사가 엄청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감원 배경을 언급했다.

    이어 감원이 주로 행정과 개발 분야에서 이뤄질 것이라면서 강제 정리해고는 없으며 "사회적으로 책임 있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독일 내 아우디 직원은 5만4000명으로, 이 중 비생산직은 약 3만명이다. 아우디는 2019년에도 직원 9500명을 감축하는 대규모 비용절감 프로그램을 도입한 바 있다.

    게르노트 될너 아우디 CEO는 독일 사업장에 80억유로(1조3000억원)를 투자하고 잉골슈타트와 네카르줄름 공장을 전기차 생산라인으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독일 자동차업계 전체가 고전하는 가운데 아우디는 중국뿐만 아니라 독일에서도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폭스바겐그룹 산하 다른 계열사보다 더 부진한 성적을 내고 있다.

    실제 지난해 독일 판매량이 전년대비 21%, 글로벌 판매량은 같은 기간 12% 줄면서 전기차만 생산하는 미국 회사 테슬라에 처음으로 추월당했다.

    아우디는 전기차 수요가 급감하자 지난달 말 Q8 e트론을 생산하는 벨기에 브뤼셀공장을 폐쇄했다. 이 때문에 브뤼셀공장에 근무하던 직원 약 3000명도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놓였다.

    앞서 폭스바겐 노사도 지난해 10월 독일 직원 약 12만명 가운데 3만5000명을 2030년까지 줄이고 독일 공장 10곳 중 2곳에서 생산을 중단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폭스바겐 산하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는 지난해부터 2029년까지 4000명 감원을 목표로 구조조정 중이다.

    폭스바겐그룹은 11일 실적발표에서 지난해 세후순이익이 전년대비 30.6%, 영업이익은 15.4% 감소했다고 밝혔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업황과 현금흐름 악화 등을 이유로 전날 폭스바겐의 신용등급을 'A3'에서 'Baa1'로 한 단계 강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