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싱크탱크 "우크라, 최근 5년간 무기 수입 100배 급증"유럽, 미국 의존도 심화 "미국산 비율 64%…20년 만에 중동 제쳐"韓, 폴란드-필리핀-인도 등에 무기 수출…전세계 수출 비중도 소폭 증가
  • ▲ 미국 장거리 전술 탄도미사일 에이태큼스. AFP/미국 국방부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 미국 장거리 전술 탄도미사일 에이태큼스. AFP/미국 국방부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최근 5년간 우크라이나가 전세계에서 무기를 가장 많이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유럽의 대미 무기 수입의존도는 더 커진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은 무기 수출 규모가 커지면서 전세계 10대 무기 수출국에 올랐다.

    스웨덴에 있는 비영리 싱크탱크인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10일(현지시각) 발간한 보고서 '국제무기거래 동향, 2024'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부터 5년간(~2024년) 우크라이나의 무기수입량은 이전 5년(2015~2019년)보다 100배 가까이 급증해 세계 1위에 올랐다. 이는 전세계 무기수입량의 8.8%를 차지하는 규모다.

    특히 2022년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뒤 최소 35개 국가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보낸 것으로 집계됐다.

    2020~2024년 우크라이나에 공급된 무기 중 미국산이 45%로 가장 많았고, 독일(12%), 폴란드(11%) 등이 뒤를 이었다.

    이 기간 유럽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회원국의 무기수입량도 두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특히 이 중 미국산 비율은 52%에서 64%로 12%P 늘어 유럽의 미국 의존도는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프랑스·한국산 무기가 각각 6.5%를 차지했고, 독일(4.7%)·이스라엘(3.9%) 등이 뒤를 이었다.

    피터 웨즈만 SIPRI 선임연구원은 러시아의 위협이 커지고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미국과의 관계가 경색하면서 유럽의 나토 회원국들은 방위산업을 강화하려는 조처를 해왔지만 "미국과 유럽의 무기 공급 관계는 깊은 뿌리를 갖고 있으며 (유럽의) 미국산 무기 수입은 오히려 증가했다"고 짚었다.

    이런 추세 속에서 미국의 무기 수출은 최근 5년간 21%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전세계 무기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43%로 8%P 상승해 세계 1위 무기수출국의 입지를 굳건히 했다.

    무엇보다 이 기간 미국산 무기가 가장 많이 수출된 지역은 유럽(35%)으로, 이는 20년 만에 중동(33%)을 처음 제친 것이라고 보고서는 짚었다.
  • ▲ 전술핵 탑재 순항미사일 관련 훈련을 진행하는 러시아군.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 전술핵 탑재 순항미사일 관련 훈련을 진행하는 러시아군.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다만 단일 국가 기준으로는 사우디아라비아(12%)가 미국의 가장 큰 '고객'이었으며 우크라이나(9.3%)·일본(8.8%)이 뒤를 이었다.

    반면 같은 기간 러시아의 무기 수출은 64% 급감해 전세계의 7.8%(3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인 2020년과 2021년 수출량은 최근 20년 사이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고 보고서는 집계했다.

    웨즈만 선임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의 자체적인 무기 수요가 늘었고, 서방의 무역제재로 러시아산 생산 및 판매가 더 어려워졌다고 이유를 분석했다.

    이 기간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의 무기 수입은 이전 5년(2015~2019년)에 비해 8%P 감소해 전체의 33%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해당 기간 중국의 무기 수입이 64% 급감한 영향이 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자체 방위산업 역량을 키우며 러시아 등에서 수입하던 무기를 자국산으로 대체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짚었다.

    다만 2020~2024년 전세계 10대 무기수입국 중 4개국(인도·파키스탄·일본·호주)이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국가였다.

    특히 일본은 이 기간 93%의 무기 증가율을 보여 세계 6대 무기수입국에 올랐다.

    한국의 경우 2020~2024년 무기 수출이 이전 5년보다 4.9% 늘어 전세계에서 10번째로 무기를 많이 수출했다. 전세계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2.1%에서 2.2%로 증가했다.

    한국의 3대 무기 수출 대상국은 폴란드(46%), 필리핀(14%), 인도(7%)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의 무기수입량은 이전 5년에 비해 24% 하락해 세계 무기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3.4%에서 2.6%로 줄었다. 순위로는 세계 12위를 기록해 지난해 순위(9위)보다 3계단 하락했다.

    한편 보고서는 중국, 북한과의 긴장으로 일본과 한국이 군사력을 확장하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미국은 일본의 무기 수입의 97%, 한국의 86%를 차지하는 등 두 나라의 주요 무기 공급국이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