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헌재 규탄 목소리 분출 … "마은혁 임명 보류·헌재 결정 유감"

헌법재판소가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 문제와 관련한 권한쟁의 심판 사건을 일부 인용한 것과 관련해 국민의힘이 강한 유감을 표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7일 서울 서초구 청계재단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당연히 국회의장 권한이 아니라 국회 권한이기에 각하돼야 한다고 확신하고 있었는데 헌재가 그런 판단을 내린 건 대단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권 비대위원장은 "국회의 오랜 관행이 헌법재판관은 여야 합의로 추천하는 것이었는데 마 후보자의 경우 민주당이 단독으로 추천했다"며 "임명이 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앞서 헌재는 이날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것은 국회의 권한을 침해한 위법 행위라는 결정을 내렸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헌재가 다수당의 의회 독재를 용인한 꼴"이라며 "유감을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헌재가 헌법재판관 임명에 관한 국회의 오랜 관행에 대해선 판단하지 않고 헌법적 다수결 원리만 인용한 건 헌재가 헌재다움을 포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헌재가 마 후보자는 헌법재판관 지위에 있는지에 대해선 각하 결정을 내린 만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마 후보자의 임명을 보류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권 원내대표는 "여야 합의가 있지 않은 한 마 후보자를 임명해선 안 된다"면서 "헌재의 결정에 의해서라도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마 후보자 임명을 강제할 권한이 없다"고 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도 같은 날 기자회견을 열고 "헌재의 마 후보자 관련 결정에 대해 심히 유감을 표한다"며 "이는 국회의 헌법재판관 선출 관행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나 의원은 "오늘 헌재의 결정은 의회민주주의의 기본인 합의 원칙은 외면한 채 더불어민주당의 다수결 만능주의 만행을 추인한 꼴"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정치의 사법화, 사법의 정치화가 결국 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무너뜨리고 있음이 참담할 뿐"이라며 "견제와 균형을 이뤄야 헌법정신이 제대로 구현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최 권한대행은 마 후보자를 임명하면 안 된다. 이것이 헌법을 지키는 길"이라며 "최상목 권한대행은 좌고우면할 필요 없다. 헌법에 명시된 대로 하면 된다. 헌재의 인용 결정은 권한 침해만 확인할 뿐 강제할 수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 탄핵 반대 원외 당협위원장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헌재 결정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들은 "이념적 편향과 과거 전력이 드러난 '인민판사 마은혁'에 의한 대한민국 대통령 탄핵 심판은 국민이 용납할 수 없는 중대 사태임을 선언한다"면서 "헌재는 자유민주주의라는 건국 이념과 대한민국 헌정질서의 최고 수호 기관이 헌재라는 헌재 최상위 개념을 결코 망각해서는 안 된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헌재가 이번에 내세운 헌재의 구성권이라는 개념은 어디까지나 하위 개념에 불과하다"며 "최 권한대행은 오직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헌정질서를 지킨다는 일념으로 한덕수 총리의 복귀 여부가 확정될 때까지 마은혁 판사의 헌법재판관 임명을 보류해 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