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또는 박선원에 청탁…속기록에 기록돼 있을 것""홍장원 사표 반려한 적 없어…최선 다해달라 요청"홍장원, '정치인 체포' 메모 거짓 증언…신뢰성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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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지난달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조태용 국정원장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이 야당 의원에게 일곱 차례 인사 청탁을 했다"고 증언했다.조 원장은 13일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기일에서 "지난해 8월쯤 국회 정보위에서 지난 정부 때 국정원에 계셨던 어느 야당 의원께서 홍 차장을 지목하며 '내가 국정원 있을 때 유력한 사람 통해서 일곱 차례 자신에게 인사 청탁을 하지 않았느냐'라는 말을 했다"며 "그 얘기를 들으며 깜짝 놀랐고 정치 중립과 관련해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이에 국회 측이 "홍 전 차장이 7차례 인사 청탁을 했다는 소린가"라고 묻자 조 원장은 "그렇다"고 답했다.윤 대통령 측 대리인 김계리 변호사가 "박지원·박선원 의원 정도가 생각할 수 있는 이름인데 맞나, 두 의원 중 누구인가"라는 물음엔 "네"라고 답한 뒤 "속기록에 남아있으니까 말씀 안 드려도 될 것 같다"고 전했다.아울러 조 원장은 이날 홍 차장의 사표를 반려한 사실이 없다고도 밝혔다.윤 대통령 측이 "지난해 12월 6일 아침 홍 전 차장 사표를 반려한 사실이 있느냐"라고 묻자 "사실과 다르다"고 답했다.조 원장은 홍 전 차장과 기획조정실장 등 정무직 3명이 참석한 회의에서 홍 전 차장에게 "인사 절차가 예상보다 오래 걸리는 것 같은데 언제 마무리될지 모르겠지만 정무직은 끝까지 책임감을 가지고 업무에 임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이어 "있는 동안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전했을 뿐 사표를 돌려준 적은 없다"고 전했다. -
- ▲ 조태용 국가정보원장이 지난 1월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앉아 있다.ⓒ이종현 기자
또 조 원장은 "홍 전 차장이 작성한 메모와 (홍 전 차장의) 증언의 신뢰성에 대해 강한 의문을 가진다"며 "홍 전 차장이 메모 작성 시점에 공관이 아닌 청사사무실에 있었다. 폐쇄회로(CC)TV로 확인했다"고 했다.
조 원장은 "(홍 전 차장의) 헌재 증언 이후 사실파악을 해봤는데, 사실 관계가 두 가지가 특히 달랐다"라며 "홍 전 차장이 오후 11시6분에 국정원장 공관 앞 어두운 공터에서 메모 쓰게 돼서 주머니에서 메모지 꺼내 급히 썼다고 했는데, 확인해보니 11시6분이면 청사 본인 사무실에 있었다"고 밝혔다.조 원장은 또 "홍 차장은 본인이 작성한 메모와 보좌관 작성한 메모 두 가지가 있다고 했는데, 보좌관에게 직접 물어보니 메모가 총 4가지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했다.조 원장은 "보좌관을 찾아 확인해보니 12월 3 일 밤에 홍 차장이 사각 포스트잇에 쓴 메모를 줘서 정서(正書)를 한 건 맞다. 그런데 그 다음 날 오후에 다시 홍 차장이 같은 보좌관에게 '네가 기억나는 대로 해서 다시 한 번 써서 달라'고 했다고 한다. 보좌관은 가지고 있는 게 없어서 기억을 더듬어서 메모를 썼다고 하니, 세 번째 메모가 있는 것"이라고 했다.이어 조 원장은 "보좌관 설명은 자기가 파란 펜으로 사람 이름만 쭉 썼고, 동그라미를 친다든지 방첩사 등의 메모는 가필하지 않았다고 한다"이라며 "12월 4일 늦은 오후에 보좌관 기억 더듬어 새로 써진 게 이 메모인데 누군가가 가필해 놓은 게 지금 메모"라고 했다.이어 윤 대통령 측이 "홍장원의 공작에 따라 나라가 흔들렸느냐"라고 묻자 조 원장은 "홍 전 차장이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맞는다"고 답했다. 홍 전 차장이 메모를 허위로 작성하면서 명단이 '체포 명단'으로 변질됐고, 해당 내용이 윤 대통령의 2차 탄핵소추안에 포함되면서 탄핵 가결로 이어졌다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