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尹 구명 관심 없다" 美 언론 보도 파장알고보니 '한국 거주' 美 변호사가 쓴 외부 기고국민의힘 "李 지지자가 외신에 본인 소망 올려"외부 기고를 외신 보도로 둔갑‥ 선전 사례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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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미국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Foreignpolicy)'의 한 기사를 거론하며 "윤석열과 내란세력이 미 성조기를 흔들고 트럼프의 도움을 기대하며 몸부림치고 있지만, 정작 트럼프는 관심이 전혀 없다는 것이 외신의 분석"이라고 주장했으나, 해당 기사는 포린폴리시 소속 기자가 아닌 '한국계 변호사'가 작성한 외부 기고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서성진 기자
채현일 민주당 의원과 민주당 국제위원회 등이 "이재명 대표가 당파주의보다 국익을 우선시하고, 윤석열의 선동적 외교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는 평가가 나왔다"며 "실용주의적 접근을 중시하는 트럼프가 이 대표와의 협력을 더 현실적으로 본다는 것"이라고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으나, 이들이 인용한 글은 한국에 거주하는 '친야(親野) 성향 인사'가 쓴 사견(私見)에 불과하다는 게 국민의힘의 지적이다.
민주당이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한 이 기사는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각) 포린폴리시 홈페이지에 올라온 <South Korean Conservatives Make a Desperate Bid for Trump’s Aid(한국 보수층, 트럼프의 지원을 받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한다)>라는 제목의 리포트다.
작성자는 포린폴리시 종사자가 아닌 '미셸 김(Michelle Kim)'이라는 외부 인사였다. 자신을 "서울에 있는 미국 변호사"라고 소개한 미셸 김은 지난해 말 비상계엄·탄핵 정국이 시작된 이후부터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에 유리한 기고문을 3차례 올렸다.
국민의힘 '진짜뉴스 발굴단'에 따르면 미셸 김은 계엄 사태가 발발한 직후인 지난해 12월 9일 <South Korea Is in Constitutional Chaos(한국은 헌법적 혼란에 빠져 있다)>라는 기고문을 포린폴리시에 올렸고, 지난달 17일에도 <Who’s in Charge in South Korea?(한국의 책임자는 누구인가?)>라는 글을 추가로 송고했다.
6일 진짜뉴스 발굴단은 "<South Korean Conservatives Make a Desperate Bid for Trump’s Aid>라는 제목의 기고문 중 'the better diplomatic ally for Trump may turn out to be Lee, not Yoon. It’s possible that duelingrealists, harboring starkly different political values, may end up forging a surprising geostrategicpartnership(트럼프에게 더 나은 외교 동맹은 윤석열 대통령이 아니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일 수 있다. 이 대표는 당파주의보다 국익을 우선시한다. 이재명과 트럼프, 두 현실주의자가 만나 놀라운 지정학적 파트너십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대목은 포린폴리시의 자체 전망이 아니라 이재명 지지자들의 희망 사항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진짜뉴스 발굴단은 "어제(5일) 문화일보 <[속보]"트럼프, 尹 구명에 관심 없다…오히려 이재명과 더" 美 외교전문지 충격 전망>에서 다룬 내용은 포린폴리시 측에서 작성한 기사가 아니라 '한국에 거주하는 미국 변호사 미셸 김'의 기고문"이라며 "미국 정부방송 VOA 등 다수 매체로부터 '친중주의자'라는 평가를 받는 이재명 대표의 지지자들이 외신에 자신들의 소망을 담은 글을 기고한 후 그것을 이용해 마치 외신의 자체 평가인 것처럼 왜곡하는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주장했다.
◆"尹, 美에 짐 됐다"는 기사, 한국계가 작성
한국계 인사가 외신에 기고한 칼럼을 미국 언론의 시각으로 둔갑시켜 홍보하는 것은 좌파 진영에서 '전가의 보도'처럼 써먹어 온 방식이다.
3년 전에도 "윤석열 대통령이 너무 빨리 미국의 짐(liability)이 됐다"는 외신 기사가 나왔다며 다수 국내 언론이 미국의 안보전문매체의 기사를 인용보도했으나, 이 글 역시 해당 매체 기자가 아닌 '외부 필자'가 기고한 칼럼으로 밝혀져 논란을 빚은 바 있다.
2022년 7월 24일 '내셔널인터레스트(National interest)' 홈페이지에 <Can Biden Save South Korea’s Unpopular President From Himself?(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의 인기 없는 대통령으로부터 그 자신을 구할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 왔다. 작성자는 미국 시카고 소재 대학교에서 국제관계와 한국정치를 가르치는 A교수였다.
평소 한 좌파 매체에서 시민기자로 활동하며 윤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를 밝혀 왔던 A교수는 '더힐(The Hill)'이라는 군사잡지에 "오는 3월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가 당선되면 더 매파적인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한국 전쟁의 위험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는 칼럼을 기고하기도 했다.
칼럼니스트의 성향이 다분히 좌파적이고, 내셔널인터레스트의 기자나 논설위원이 아닌 '외부 필자'인 만큼 해당 칼럼을 '국내와 무관한' 중립적인 미국 언론의 시각으로 보기는 힘들었다.
그러나 다수 국내 매체는 <美 언론 尹지지율 추락 분석…"미국에 짐 됐다"> 등의 제목으로 내셔널인터레스트에 실린 A교수의 글을 인용하면서도, 작성자가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사실은 밝히지 않은 채 "이 매체는 '윤 대통령의 잘못된 행동 때문에 그가 너무 빨리 미국의 짐이 됐다'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 대통령을 타일러야 한다'고 주문했다"고 보도했다.
제목은 물론, 본문에서까지 A교수라는 화자를 적시하지 않아, 해당 칼럼이 마치 내셔널인터레스트의 '논조'를 대변하고 미국 언론이 이 같은 우려를 표명한 것 같은 인상을 심어준 것이다.
이와 관련, 인세영 파이낸스투데이 대표는 "좌파 지향적인 면이 많아 보이는 한국계 인사가 쓴 글을 갖고, 마치 미국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큰 고민을 하는 것처럼 보도한 것은 문제가 있다"며 "문재인 정권 당시 국내 언론들이 '외신에 나왔다' '외국에서도 K방역을 칭찬한다'며 한국계 리포터가 쓴 기사들을 인용보도하던 행태가 또 반복되고 있다"고 개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