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세 국대 수비수, 유럽 첫 도전3개월 단기계약…"부상자 자리 바로 대체"활약 따라 장기계약-북중미 월드컵 가능성도
  • ▲ 버밍엄 시티 유니폼을 입은 이명재. 사진=버밍엄 시티 인스타그램 갈무리. ⓒbcfc
    ▲ 버밍엄 시티 유니폼을 입은 이명재. 사진=버밍엄 시티 인스타그램 갈무리. ⓒbcfc
    한국프로축구 K리그1 울산 HD FC에서 뛰던 국가대표 왼쪽 풀백 이명재가 잉글랜드 리그1(3부) 버밍엄 시티 FC에 깜짝 입단했다.

    버밍엄 시티는 이명재를 영입했다고 4일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등번호는 16번을 단다.

    구단은 공식 채널을 통해 "이명재를 블루스 가족으로 환영한다"라면서 영입 소식을 전했다.

    버밍엄은 "이명재는 대한민국 국가대표 경험도 보유하고 있다. 2014년 툴롱컵에서 U-20 대표팀으로 참가했으며 2023년 3월 태국과의 월드컵 예선에서 A대표팀 데뷔전을 치렀다"고 소개했다.

    계약기간은 2024-2025시즌 종료까지로, 리그1 일정이 5월 초 끝난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3개월짜리 단기계약이다. 이 기간 활약에 따라 계약 연장 여부가 가려질 전망이다.

    이로써 이명재는 국가대표팀 동료 미드필더 백승호와 당분간 한솥밥을 먹게 됐다. 백승호는 지난해 1월부터 버밍엄에서 뛰고 있다.

    한양중, 중경고, 홍익대 출신의 이명재는 2014년 울산에서 프로로 데뷔해 알비렉스 니가타(일본, 2014년) 임대, 상무 군 복무(2020~2021년) 시절을 제외하면 줄곧 울산에서만 뛰었다.

    한때 정확한 크로스 외에는 뚜렷한 장점이 없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으나, 꾸준히 발전하더니 울산의 핵심 자원으로 올라섰다. 이어 지난해에는 국가대표팀 주전으로 도약했다. 지금까지 A매치는 7경기를 소화했다.

    지난해 울산의 K리그1 3연패에 이바지하고 생애 첫 시즌 베스트11에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 시즌 28경기에 출장, 3도움을 기록했다.

    그러나 울산과 재계약 협상이 결렬되면서 겨울 이적시장에서 해외 진출을 추진해왔다.
  • ▲ 버밍엄 시티 유니폼을 입은 이명재. 사진=버밍엄 시티 홈페이지 갈무리. ⓒbcfc.com
    ▲ 버밍엄 시티 유니폼을 입은 이명재. 사진=버밍엄 시티 홈페이지 갈무리. ⓒbcfc.com
    중동, 중국팀과 협상하던 중 버밍엄이 영입 의사를 전해오면서 이적 작업이 빠르게 진행됐다. 버밍엄은 기존 주전 왼쪽 풀백인 리 뷰캐넌이 다쳐 그를 대체할 선수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구단 측은 "이명재는 장기 부상을 당한 리 뷰캐넌의 대체자로 합류했으며 크리스 데이비스 감독은 그의 경험을 바탕으로 즉시 전력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명재를 두고 현지에서도 관심이 크다.

    영국 '버밍엄 월드'는 "버밍엄이 이적시장 마지막 날 고급 와인 같은 선수를 영입했다. 31살이고 레프트백이지만 센터백, 수비형 미드필더도 가능한 이명재다. 이명재는 국가대표에 2024년에 데뷔했다. 고급 와인처럼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이어 "레프트백을 더할 필요가 있었던 버밍엄은 공식전 250경기를 뛴 이명재를 데려왔는데, 좋은 선택처럼 보인다. 이명재는 백승호와 함께 뛸 것"이라고 전했다.

    영국 '버밍엄 라이브'도 "이명재는 울산에서 K리그1 우승만 3번을 했다. 니가타 임대, 김천 군 생활을 제외하면 울산에서만 경력을 보냈다. 울산에서 활약으로 최근 대한민국 대표팀에 발탁돼 7경기를 소화했다"고 이명재를 소개했다.

    이어 "이명재는 전성기를 누리며 잉글랜드에서 자신의 흔적을 남길 준비가 돼 있다"면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명재는 중국이나 중동에서의 '안정'이 아닌 3개월의 '도전'을 택했다. 2024년 장족의 발전을 이룬 그는 2025년에는 더 높은 곳을 향해 도전하기로 했다.

    현재 이명재에게 가장 큰 목표는 어렵게 잡은 국가대표팀 주전 자리를 지켜 홍명보호의 일원으로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에 출전하는 것이다.

    만약 3개월 동안 유럽경쟁력을 인정받고 이곳에 안착한다면 월드컵 무대에 오를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버밍엄은 5일 4시45분 스티버니지 FC를 상대로 버투 트로피(리그컵) 8강전 원정경기를 치른다. 이어 9일에는 뉴캐슬 유나이티드 FC와 FA컵 4라운드를 홈에서 소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