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관제사 1명이 헬기 교신·항공기 이착륙 모두 맡아레이건 공항 고질적 인력부족 '도마'트럼프 대통령, 관제탑 지시 적절성에 안타까움 표명
  • ▲ 30일(현지시간) 로널드 레이건 워싱턴 공항의 항공 교통 관제소에서 직원들이 근무를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30일(현지시간) 로널드 레이건 워싱턴 공항의 항공 교통 관제소에서 직원들이 근무를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워싱턴 DC 인근에서 발생한 여객기와 군용 헬기 충돌 사고 당시 로널드 레이건 공항의 야간 관제사는 단 1명 뿐인 "비정상적(not normal)" 상황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최소 2명이 할 업무를 1명이 하고 있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30일(현지시간) AP 통신은 미 연방항공청(FAA) 내부 문건을 입수해 전날 밤 사고 당시 야간 근무자 수가 비정상적이었다고 기입된 예비 보고서 내용을 보도했다.

    당시 공항에서 헬기와 교신을 맡은 관제사는 1명 뿐으로 평상시에는 2명이 나눠 하던 임무를 혼자 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혼자 근무 중이던 관제사는 군 헬기와 교신하는 동시에 활주로에서 이착륙 중인 다른 비행기들도 통제하고 있었다.

    미 CNN 방송이 공개한 사고 당시 항공교통관제통신 내용에 따르면 관제사는 미 육군 소속 헬기 조종사에게 여객기가 눈에 보이는지 묻고 여객기 뒤로 지나가라고 말했다. 이후 헬기 조종사는 여객기가 보인다며 '시각적 분리 요청'이라고 답했다.

    13초가량 지난 후 관제탑에서는 비명 소리가 터져 나왔다. 두 기체가 충돌한 직후다.

    관제사가 헬기 조종사에게 여객기가 보이는 지 물은 시점은 추락 30초 전으로 추정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여객기와 헬기의 충돌 전 "경고들이 너무 늦게 전달됐다"며 "공항 관제사가 조종사에게 그 비행기가 보이냐고 물었을 때에는 (너무 늦어) 거의 대처할 시간이 남아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올린 글에서 "관제탑은 헬기에 무엇을 봤느냐고 묻는 대신 무엇을 해야할 지 왜 말하지 않았느냐"고 안타까워 했다.

    미 항공교통관제 시설의 고질적인 인력 부족 문제가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3년 9월 미 의회에 보고된 항공교통 관제사 인력 보고서에 따르면 로널드 레이건 공항에서 근무하는 관제사는 19명으로 FAA와 관제사 노조가 설정한 고용 목표인 30명에 3분의 2 수준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