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낸 돌' 바둑알통 뚜껑에 두지 않아 충격의 반칙패커제 9단, 중국과 다른 한국 규칙 숙지 못한 듯
  • ▲ 커제 9단.ⓒ한국기원
    ▲ 커제 9단.ⓒ한국기원
    메이저 세계기전 결승에서 최초의 반칙패가 선언됐다. 중국 바둑의 간판 스타 커제 9단이 비운의 주인공이다.

    22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에서 열린 제29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결승 3번기 2국에서 변상일 9단과 맞붙은 커제 9단이 두 차례나 '사석 관리' 규칙을 위반해 반칙패를 당했다. 커제 9단이 '따낸 돌'인 사석과 관련한 한국 바둑 규칙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 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대국 개시 10분도 되지 않아 커제 9단은 18수를 두고 따낸 사석을 사석 통에 넣지 않아 경고 1회와 벌점 2집을 받았다. 이에 중국 측이 강력하게 반발해 대국이 30여분 중단됐다가 재개됐다.

    중국 바둑에서는 사석이 중요하지 않지만 한국 바둑에서는 대국이 끝나고 계가 때 상대의 집을 메우는 단계에서 사석을 사용한다. 사용하지 않은 돌과 사석을 구분할 수 있도록 별도로 보관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이후 커제 9단은 80수에서 같은 실수를 반복했다. 커제 9단이 따낸 돌을 손에 쥐고 있는 것을 발견한 변상일 9단이 이의를 제기했고 심판은 경고 2회 누적으로 반칙패를 선언했다.

    한국기원은 지난해 11월 규칙을 개정하며 잡은 돌을 사석 통에 넣지 않으면 경고 1회를 주고 벌점으로 2집을 공제하기로 했다. 한 대국 중 경고가 2회 누적되면 반칙패에 해당한다.

    이전 대국에서 1승을 먼저 거둔 커제 9단은 이날 반칙패로 1승 1패의 전적을 기록했다. 바뀐 한국 바둑 규칙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커제 9단은 강력히 항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국기원은 한국 바둑의 사석 관련 규정을 사전에 중국 측에 명확히 전달했으며 지난해 열린 삼성화재배에도 이 규칙이 적용됐다고 설명했다.

    LG배의 최종 우승자는 오는 23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최종 3국에서 가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