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지법 앞 인도·도로, 4만여 시민 운집경찰, 18일 오전 법원 앞 시위대 강제해산영장심사 진행 중 '尹 지지' 시민 다시 모여일대 도로 전면 통제 ‥ 기동대 수천 명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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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민들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구속영장 청구에 반발하며 전날인 17일부터 서울서부지방법원 앞에서 '인간 띠'를 만든 채 저항하다 18일 오전 9시쯤 경찰에 의해 강제 해산됐다. ⓒ이종현 기자
양 손에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지지자들은 "탄핵 무효" "공수처 해체" 등을 목 놓아 외쳤고, 정문 담장 앞과 인도에는 이들이 설치한 '판사쇼핑, 불법 영장 발부' '법치주의 사망' '삼가서부지법의 명복을 빕니다' 등 윤 대통령에 대한 영장 청구·발부 과정을 비판하는 근조화환이 가득했다. 법원 담장에는 '반국가 세력 척결'이라는 현수막까지 붙었다.
18일 오전 법원 앞을 지키는 경찰은 마이크를 들고 "화단이나 연단 위로 올라가면 위험하다. 질서를 지켜 주시기 바란다"는 말을 반복해서 외쳤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에 따라 법원 인근 100m 이내 장소에서는 집회가 금지돼 있다. 집시법은 2인 이상의 집회나 시위에 대해 규율하지만 1인 시위는 집시법의 적용 대상이 아니다.
문제는 법원 정문 앞을 가로막은 시민들이었다. 경찰은 이날 오후 2시까지 이곳으로 들어오는 윤 대통령의 호송차량을 위해 길을 터야 하는 입장이었다. 이대로라면 양측간 물리적 충돌이 발생할 수도 있는 위태로운 상황이 이어졌다.
시민들은 경찰이 '미신고 집회'라며 해산을 요구해도 "합법적 시위"라며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수차례에 걸친 해산 요구에도 시위대가 꿈쩍하지 않자 경찰은 오전 9시쯤부터 강제 해산에 나섰다. 집시법에 따르면 참가자들이 해산 명령에 3회 이상 불응할 경우 경찰은 강제 해산 조치를 할 수 있다.
이에 시민들은 팔짱을 끼고 바닥에 드러누워 끝까지 저항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경찰은 스크럼을 짠 시민들을 한 명씩 강제로 끌어냈는데, 그 과정에서 구둣발에 한 시민의 얼굴이 짓밟히는 장면이 뉴데일리 취재진에게 포착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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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정선거부패방지대(부방대) 구국별동대 자유와연대가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을 재발부한 신한미 판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정상윤 기자
윤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이 이날 오후 1시 56분쯤 서부지법에 도착하자 흩어졌던 지지자들이 다시 모여 북새통을 이뤘다. 차량 행렬이 법원 인근에 당도하자 흥분한 일부 시민들이 도로에 내려가 경찰차를 막아서는 위험천만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지자들은 '대통령을 석방하라' '체포영장 무효'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사법부와 공수처가 대통령을 불법적으로 강제수사하고 있다"며 즉각 석방할 것을 촉구했다.
윤 대통령이 지하 출입로를 통해 법원 안으로 입장한 이후에도 지지자들은 발걸음을 돌리지 않았다. 경찰이 기동대 버스로 법원 정문 앞에 '차벽'을 세우면서 밀려난 지지자들 상당수가 도로를 점거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약 4만 명(경찰 비공식 추산)의 인파가 법원 일대에 쏟아지면서 경찰은 도로를 전면 통제한 뒤 근처로 오는 차량을 우회시키고 있다.
법원 정문 앞은 물론 인근 골목까지 들어찬 지지자 중에는 담장을 넘어 법원 진입을 시도하는 이들도 있어 경찰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형국이다. 현장 관계자에 따르면 전날보다 더 많은 인파가 법원 앞으로 모여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오후 4시 현재 법원 앞에 기동대 4300여 명을 투입한 경찰은 추가 병력 배치를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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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민들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구속영장 청구에 반발하며 전날인 17일부터 서울서부지방법원 앞에서 '인간 띠'를 만든 채 저항하다 18일 오전 9시쯤 경찰에 의해 강제 해산됐다. ⓒ이종현 기자
지난 17일 오후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박윤성 부정선거부패방지대(부방대) 사무총장은 "국가가 중대한 위기에 처해있고, 국가 시스템이 무너지며 불법이 일상화 되고 있는데 침묵할 수 없어 나왔다"고 밝혔다.
이어 "판사들이 대한민국을 혼돈으로 몰아가고 있다. 공수처의 체포영장 발부는 대한민국에 큰 누를 끼쳤다"며 "이번에 구속영장을 발부한다면 불법 영장을 발부한 사법 파괴의 주구가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자회견이 끝난 후 한 지지자는 "대통령이 영구집권을 하려고 계엄한 것도 아닌데 이걸 왜 내란이라고 하느냐"며 "대통령에게 재판받을 권리가 보장돼 있는지, 사법부가 정치적 압력 없이 (영장 발부를) 판단한 것인지 비판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회견을 지켜보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법원 정문 앞에는 지지자가 약 100명으로 늘었다. 기자회견이 끝난 오후 1시 30분경 경찰이 지지자들에게 해산을 요청했다. 지지자들은 경찰의 요구에 따라 길 건너 '공덕소공원'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갔다.
지지자들은 태극기와 함께 2020년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지지자들의 문구인 '스탑 더 스틸'(Stop The Steal·부정선거 멈춰라)이 적힌 팻말을 들고 있었다. '부정선거 아웃(OUT) 가짜 국회' '이재명 구속' '민주당 사기불법 탄핵 완전무효' '반란 수괴 사법농단 이재명' '새해 소원은 이재명 체포' 등의 팻말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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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민들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구속영장 청구에 반발하며 전날인 17일부터 서울서부지방법원 앞에서 '인간 띠'를 만든 채 저항하다 18일 오전 9시쯤 경찰에 의해 강제 해산됐다. ⓒ이종현 기자
공원에서 만난 20대 남성 김준모 씨는 "공수처장도 우리법연구회 출신이고 사법부에도 우리법연구회 출신 인사들이 너무나 많다"며 "사법부가 정치적 이유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구속영장이 청구되면 마찬가지로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후 3시 40분쯤 지지자 수가 약 200명으로 늘었다. 지지자들은 정문 앞으로 모여 "공수처 차가 오면 막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경찰은 정문을 막으려는 지지자를 저지했다.
오후 4시쯤 한 60대 여성 지지자가 정문 쪽으로 접근하려다 쓰러졌고 약 2분 후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다. 현장에 출동한 응급구조대원에 따르면 해당 여성은 생명에 크게 지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5시 45분쯤 공수처 차량으로 추정되는 차량이 정문 앞에 도착하자 지지자들은 정문 앞으로 모였다. 이를 경찰 인력이 막았고 '스크럼'이나 '바닥 눕기' 등 큰 충돌은 이뤄지지 않았다. 공수처 차량이 정문으로 들어가자 지지자들은 애국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애국가 제창은 차량이 정문을 빠져나간 5시 52분경까지 이어졌다.
공수처가 예상대로 서부지법에 윤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서부지법 앞에는 밤샘 노숙을 하며 구속영장 발부를 막겠다는 지지자들이 수백 명으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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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심사가 진행 중인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 앞에 대거 모인 시민들이 윤 대통령 지지 집회를 하고 있다. 현직 대통령이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는 것은 헌정사에 처음 있는 일이다. ⓒ이종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