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의 신규 시추 금지조치 거론"美 국가부채보다 많은 50조달러 가치""멕시코, 수백만 이민자 막아야…개명 적절"'정유-천연가스 요지' 멕시코만 경제성 고려한 듯풍력발전-가스보일러 등 친환경 에너지 정책도 비판
  • ▲ 기자회견 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AP=연합뉴스. ⓒ연합뉴스
    ▲ 기자회견 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AP=연합뉴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7일(현지시각) 조 바이든 행정부가 대서양과 태평양, 멕시코만 등 미국 연안에서 신규 원유·가스 개발을 금지키로 한 것에 대해 "(취임) 즉시 뒤집을 것"이라고 말했다.

    USA투데이와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자신의 저택이 있는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연안 시추 금지조치는 유지되지 않을 것이다. 취임 첫날 취소하겠다. (이를 위해) 법원에 가야 한다면 즉시 법원으로 갈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바이든 정부가 시추 금지한 연안의 규모가 6억2500만에이커(252만9285㎢)라는 점을 거론한 뒤 "어제 발표를 들었을 때 그 규모를 믿을 수가 없었다"며 "그 가치는 미국 국가부채보다 많은 40조~50조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조 바이든 대통령)는 그것을 버렸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 과정에 미국 5개주와 멕시코, 쿠바 등에 둘러싸인 멕시코만을 거론하면서 "우리는 멕시코만의 이름을 미국만으로 바꿀 것"이라면서 "얼마나 아름다운 이름이냐. 그렇게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명칭 변경시기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 당선인은 "멕시코는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우리나라로 몰려드는 것을 막아야 한다. (명칭 변경은) 적절하다"고 말해 멕시코에서 유입되는 이민 및 마약 차단을 위한 목적을 시사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1기 행정부에서도 멕시코와의 국경 안보를 두고 충돌했다. 이에 멕시코와의 국경 지역에 450마일에 이르는 장벽을 세웠다.

    그는 이번 선거기간에도 이민과 마약 유입을 막기 위해 캐나다와 멕시코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명칭 변경 이유로 "우리는 그곳에서 대부분의 일을 하고 있고 그것이 우리의 일이기 때문에 (명칭을) 변경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는 멕시코만이 가진 경제적 이권을 목표로 한 것으로 보인다.

    멕시코만은 세계에서 9번째로 큰 수역이며 북미 지역에서 가장 크고 중요한 수역 중 하나다. 플로리다, 앨라배마, 텍사스, 루이지애나, 미시시피 등 미국의 총 5개 주가 접해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에 따르면 미국의 정유 및 천연가스 처리시설 절반이 멕시코만에 있으며 미국 해산물의 약 40%가 멕시코만에서 생산된다.

    게다가 1720만에이커(약 6만9605㎢)가 넘는 습지와 약 3만마일(약 4만8280㎞)에 달하는 해안선은 멕시코만에는 매년 수백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할 정도로 경제적 이권이 큰 지역이다.

    멕시코만의 명칭 변경을 언급한 것은 트럼프 당선인이 처음은 아니다. 2012년에도 당시 미시시피주 의원(민주당)이었던 스티브 홀랜드가 멕시코만을 미국만으로 변경하는 법안을 제안했으나, 이후 민주당은 공화당의 반이민 입장을 비판하기 위해 한 발언이라고 수습한 바 있다.

    이번에도 조지아주의 마조리 테일러 그린 공화당 하원의원은 엑스(X, 옛 트위터)를 통해 "멕시코만의 이름을 미국만으로 공식적으로 변경하는 법안을 최대한 빨리 발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이 실제로 명칭을 변경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또 트럼프 당선인이 명칭을 변경하더라도 다른 국가들이 따를 의무는 없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풍력발전과 관련, "보조금이 없으면 (경제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어떤 풍력발전도 지어지지 않는 정책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안의 풍력발전기를 고래 폐사의 원인으로 지목하면서 "풍력발전이 고래를 미치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 정책을 비판하는 과정에 가스보일러 및 가전제품의 절수 문제 등도 거론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그(바이든 대통령)는 가스보일러(gas heater)를 여러분의 집에서 없애고 그것을 전기보일러로 교체하길 원한다"며 "이 사람은 전기를 사랑한다. 그러나 가스보일러가 저렴하고 더 낫다"라고 밝혔다.

    또한 "(절수 기능 때문에) 샤워기에서 물이 (세차게) 나오지 않고 물방울만 떨어진다. 그래서 샤워를 10배나 오래 한다", "식기세척기에 물이 적게 들어가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여러번 해야 하고 물을 더 많이 쓴다"고 주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