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명태균 관련자들이 자기 이슈 덮으려고" … 당원게시판 논란에 '발끈'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당원게시판 논란이 거세지는 데 대해 "이 이슈를 억지로 키우려는 세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른바 '명태균 리스트'와 관련된 인사들이 자신에 대한 공격 수단으로 당원게시판 논란을 키우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역으로 제기한 것이다.

한 대표는 2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논란거리 없는 문제를 억지로 논란을 만들어 키우려는 세력이 있고, 그 세력을 도와주지 않기 위해 언급을 자제해왔다"며 "그런데 언급을 자제하는 흐름을 악용해 어떻게든 분란을 만들어내려는 흐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익명 당원게시판은 당이 익명으로 글을 쓰라고 열어준 공간이고 당연히 거기에서는 대통령이든 당대표든 강도 높게 비판할 수 있는 것"이라며 "제 가족 명의로 작성됐다는 글도 법률자문위가 전수조사했지만 대부분 언론 기사의 사설 같은 내용이고 도를 넘지 않는 정치적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또 "'대통령 비판한 글을 누가 썼는지 밝혀라, 색출하라'는 것은 자유민주주의 정당에서 할 수 없는 발상"이라며 "국민의힘은 당원들을 그렇게 함부로 취급해선 안 되는 정당"이라고 밝혔다.

한 대표는 이번 문제를 제기하려는 세력으로 '명태균 리스트'와 관련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당원게시판) 문제를 제기하려는 사람들 보면 '명태균 리스트'와 관련돼 있거나 (한 대표에 대한 공격 사주 의혹의) 김대남 건에 언급됐던 사람들"이라며 "자기 이슈를 덮으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당원게시판) 이슈를 어떻게든 정치적으로 키워서 과거 있던 '문자 읽씹'이나, 총선백서, 김대남 논란 등 당대표를 흔들고 공격하려는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어떻게든 당대표인 저를 흔들어보겠다는 뻔한 의도에 말려들 생각이 없다"고 했다.

한 대표가 '명태균 리스트'를 언급하자 최근 공천개입과 여론조사 조작 의혹 등 '명태균 게이트'와 관련해 공격을 받는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비판에 나섰다.

이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질문마다 '이재명은요?' '민주당은요?'라는 베이비토크로 일관하면서 버티던 버릇이 어디로 가겠느냐"며 "예전에 장예찬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에게 이준석 까 달라고 부탁했다는 그 이야기를 반추해 보면 그 버릇이 어디 갔을까 하는 생각"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또 "항상 이것저것 덮고 감추고 사는 사람이 어디에 손가락을"이라며 한 대표의 반박을 꼬집었다.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도 "우리 당은 문재인 정권의 서슬 퍼런 시절에도 여론조작 드루킹 일당에 대한 특검을 이끌어낸 정당"이라며 "그런 만큼 우리 당원게시판에 대한 2개월간 여론 조작 행위가 있었는지 의혹의 진실을 밝히고, 재발 방지 대책을 국민과 당원께 보고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