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6년 만에 내한…20~21일 롯데콘서트홀 공연
  • ▲ 20~21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바이에른 방송 교향악단 내한 공연을 앞두고 지휘자 사이먼 래틀과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 20~21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바이에른 방송 교향악단 내한 공연을 앞두고 지휘자 사이먼 래틀과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영국의 세계적인 지휘자 사이먼 래틀(69)이 이끄는 독일의 명문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이 6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2023~2024시즌부터 래틀이 상임지휘자를 맡고 있는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Bavarian Radio Symphony Orchestra, 이하 BRSO)은 20~21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내한 공연을 갖는다.

    BRSO는 뮌헨의 바이에른 방송국에서 1949년 설립했다. 고전·낭만주의 레퍼토리 해석에 뛰어나며, 1945년 칼 아마데우스 하르트만이 설립한 '무지카 비바'의 틀 안에서 현대음악을 선보이며 신착 위촉을 수행한다. 대부분의 연주회를 실황 중계하고 있으며, 자체 레이블인 'BR 클래식'을 통해 음반과 영상물을 발매하고 있다.

    니콜라우스 폰트 BRSO 대표는 "한국 관객과 악단과의 관계는 아주 강력하고 나날이 긴밀해지고 있다. 2018년 주빈 메타와 연주한 경험이 있고, 마리스 얀손스와도 여러 차례 내한했다. 관객의 흥분·열정, 음악에 대한 놀라운 지식과 집중력이 연주자로 하여금 잊을 수 없는 기억을 남겨준다. 이번 공연에 대해 구성원 모두 큰 기대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래틀은 2002년 베를린 필하모닉 예술감독으로 취임해 2017/18 시즌까지 활동했으며, 2017~2023년 런던 심포니의 음악감독을 지냈다. 그는 오이겐 요훔(1949~1960), 라파엘 쿠벨릭(1961~1979) 콜린 데이비스(1983~1992), 로린 마젤(1993~2002), 마리스 얀손스(2003~2019)에 이어 BRSO의 여섯 번째 상임지휘자가 됐다. 

    BRSO 취임 이후 처음 내한한 래틀은 악단의 특징으로 독일어 단어 '이니히(innig)와 '바이히(weich)'를 꼽았다. "'이니히'는 겉으로 보이지 않는 내면의 감정을 뜻하고, '바이히'는 정확한 번역으로 표현할 수 없지만 부드러움과 온화함·깊이·인간미를 의미한다 기교적으로 훌륭한 오케스트라는 많지만 '시인'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은 적은데, 이 악단은 '시인'이라는 말이 어울립니다."
  • ▲ 20~21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바이에른 방송 교향악단 내한 공연을 앞두고 지휘자 사이먼 래틀과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 20~21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바이에른 방송 교향악단 내한 공연을 앞두고 지휘자 사이먼 래틀과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이틀간 진행되는 내한 공연에서 20일에는 브람스의 피아노 협주곡 2번과 교향곡 2번을 선보인다. 21일에는 베베른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6개의 소품,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2번, 브루크너 교향곡 9번을 들려준다. 브루크너 연주는 올해 작곡가의 탄생 200주년이라 남다른 의미를 더한다.

    조성진은 아시아 투어의 단독 협연자로 한국·일본·대만 무대에 12번 오른다. 래틀과 조성진의 첫 만남은 2017년 베를린필 내한공연이다. 당시 한국 공연의 협연자로 랑랑이 예정돼 있었지만 그가 건초염으로 연주를 취소해 조성진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이어 2022년 런던 심포니 내한 공연에서 함께했다.

    래틀은 "지금까지 세 번의 내한 공연 모두 각기 다른 오케스트라와 연주했지만, 솔로이스트는 항상 조성진이었다. 그는 저희가 갖고 있는 철학과 부합하고, 더 나은 연주를 들려드리기 위한 선택이었다.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악단과 하나가 돼 잘 연주할 수 있는 피아니스트"라고 치켜세웠다.

    브람스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은 '피아노가 있는 교향곡'이라 부른다. 보통 피아노협주곡은 3악장인데, 브람스는 교향곡처럼 4악장으로 만들었다. 피아노의 오케스트라적 특성을 가장 잘 나타내는 작품으로 난곡(難曲) 중 하나이며, 협연자의 단단한 테크닉과 체력을 요구한다.

    조성진은 "긴 투어를 할 때는 체력이 가장 중요하다. 며칠 전 뮌헨에서 브람스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연주했다. 체력적·정신적으로 너무 힘든 곡인데 오케스트라와 마에스트로가 훌륭해서 제가 힘든 걸 잊어버렸다"며 "이 곡은 거대한 스케일이 있다. 연주가 끝나면 아무 것도 못할 정도로 진이 빠진다"고 말했다.

    이어 래틀은 조성진과 악단의 호흡을 윔블던 테니스 대회에 비유했다. 그는 "테니스 경기에서 서브가 너무 빠르면 건너편에서 받아넘기기 어렵다. 피아노와 오케스트라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악절을 오케스트라에게 주면 우리가 다시 넘길 수 있게 해줘야 한다"며 "칭찬에 알레르기가 있지만 조성진은 이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는 연주자라 염려가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