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당, 연일 금투세 폐지 민주당 비판 나서 "장고 끝의 악수였는지 역사가 말해줄 것"재보궐-장외투쟁-금투세로 이어지는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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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혁신당이 더불어민주당의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를 두고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앞선 10·16 재보궐선거를 과열 양상으로 이끌었던 조국당이 현안에서도 엇박자를 보이며 비판에 나서자 민주당에서는 대정부 투쟁을 위한 야권 단일대오가 흐트러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황운하 조국당 원내대표는 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어제 금투세 폐지를 공식화했다"며 "과세의 원칙에서 후퇴한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이어 "(금투세 폐지가) 묘수였는지, 장고 끝의 악수였는지는 역사가 말해줄 것"이라며 "우리 조국혁신당 의원들은 전원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고 했다.이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금투세 폐지를 공식화했다. 야권 내부 반발이 우려되는 사안에 이 대표는 10분여를 할애하며 폐지 이유를 설명했다. 본인은 금투세 시행에 찬성하지만, 정부·여당의 실정으로 주식시장이 어려워 폐지에 부득이하게 동의할 수밖에 없다는 취지로 얘기했다.조국당은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황 원내대표와 정춘생 원내수석부대표가 입장문을 통해 비판에 나섰다. 이들은 "이 대표의 대표 철학인 기본소득 정책은 어떻게 추진하겠다는 것이며 13조 원의 예산이 소요되는 민생회복지원금은 어떻게 마련하겠다는 것이냐"라며 "민주당이 만들고자 하는 세상이 불합리한 세제를 그대로 둔 채 자본 이득에 눈감아주는 그런 세상이냐"고 비판했다.민주당 친명(친이재명)계에서는 우선 맞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조국당의 이런 비판을 고깝게 보고 있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에 만들어진 금투세를 놓고 여론의 뭇매는 모조리 이 대표가 맞았다는 생각이 강하다.특히 결정적인 순간마다 민주당을 공격하는 조국당에 대한 반감도 강하다. 10월 재보궐선거에서 조국 조국당 대표를 비롯한 당 인사들이 대거 전남 영광과 곡성에 머물며 선거전을 과열시켰고, 결국 이 대표도 민주당 텃밭인 이 지역에 많은 공을 들이는 결과를 낳았다.부산 금정구청장 선거 등 국민의힘과 전선에 힘을 쏟고 싶었던 민주당 입장에서는 조국당이 야속했다. 장외 집회를 두고도 조국당의 처신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민주당은 지난달 18일 첫 장외 투쟁을 선언했다. 지난 2일 서울역 일대에서 대규모 장외집회를 통해 지지층을 모아 세를 과시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그런데 민주당이 장외투쟁 선언을 한 지 3일 만에 조국당도 장외투쟁을 선언했다. 민주당보다 일주일 이른 10월 26일 서초동 검찰청 앞에서 윤석열 탄핵 집회를 열겠다고 한 것이다.민주당 내 친명 인사들은 이 지점도 조국당이 의도적으로 '물을 먹인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에서도 불만이 터져 나왔다. 민주당 집회를 앞두고 찬물을 끼얹는 김 빼기 전략이라는 것이다.이런 양상은 결국 민주당 내 소수파가 된 친문(친문재인) 세력과 결이 같은 조국당이 이 대표를 중심으로 한 친명계에 대한 견제 심리가 계속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친명(친이재명)계의 한 민주당 의원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조국당이 이상하게 민주당의 앞을 훼방 놓는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서로 앙금이 자리하고 있지만, 지금 이런 중요한 시국에서 같은 진영의 사람들이 서로 발목을 잡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