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김건희 여사 대외활동 자제 촉구대통령실 인적 쇄신도 거듭 주문"앞장서서 정부·여당 쇄신하겠다" 친윤 "방어 잘했지만 톤 다운 해야"
  •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5일 부산 금정구 대한노인회 부산 금정구지회 건물 앞에서 시민들에게 윤일현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시스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5일 부산 금정구 대한노인회 부산 금정구지회 건물 앞에서 시민들에게 윤일현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시스
    10·16 재보궐선거 사령탑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텃밭 수성에 성공하면서 '용산 쇄신론'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한 대표는 여권의 여러 악재 속 '국민 눈높이'를 외치며 '텃밭 사수'라는 결과를 손에 거머쥔 만큼 목소리에 힘이 실리게 됐다.

    한 대표는 재보궐선거 바로 다음 날인 1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건희 여사를 향한 발언 수위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그는 "김 여사 관련 일들로 모든 정치 이슈가 덮이는 게 반복되면서 우리 정부의 개혁 추진이 국민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며 "김 여사가 대선 당시 약속한 대로 대외 활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

    한 대표는 또 "야당의 무리한 정치 공세도 있지만, 그간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행동들도 있었고, 의혹의 단초를 제공하고 제대로 설득하지 못해 민심이 극도로 나빠진 것"이라며 "국민의 걱정과 우려를 이번에 반드시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실 내 김 여사 관련 인적 쇄신을 재차 주문했다. 한 대표는 "김 여사 관련 대통령실의 인적 쇄신이 반드시, 시급하게 필요하다"며 "인적 쇄신은 좋은 정치, 민심을 위한 정치를 위해 필요한 때 과감하게 하는 것이다. 지금이 바로 그럴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제기되는 의혹들에 대해 솔직히 설명해 드리고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필요한 절차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고 했다.

    한 대표는 이어 "국민께서 이번 선거를 통해 저희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셨으니 이 기회를 놓쳐선 안 된다"며 "제가 앞장서서 정부·여당을 쇄신하고 변화시키겠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이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사실상 선방으로 끝맺음하면서 한 대표가 당내 장악력을 키우고 용산과의 관계에서 주도권을 강화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한 대표는 선거에서 승기를 꽂자마자 용산 대통령실을 향한 대립각을 강화했다. 김 여사 관련 이슈와 의정 갈등 장기화 등 여러 악재 속에서 수세에 몰리자 '국민 눈높이'라는 기치를 내건 한 대표의 승부수가 먹혔기 때문이다. 

    한 대표는 다음 주 초로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과의 만남에서도 발언 주도권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한 대표는 김 여사 관련 논란을 중점적으로 제기하고 국정 기조 변화 등을 적극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여사와 용산을 향한 수위 높은 발언으로 한 대표를 못마땅하게 여긴 친윤(친윤석열)계는 선거 결과에 "방어를 잘했다"면서 한 대표의 역할을 인정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전통적으로 우리 당의 텃밭이다. 방어를 잘했다고 생각한다"며 "만약 패배했으면 또 다른 비판이 나올 수 있었는데, 그것을 봉쇄할 수 있었다는 점에 대해서 한 대표에 유리한 국면이 형성됐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당정 관계에 있어서는 여전히 이견을 보였다. 권 의원은 "변화하는 데 있어 방법, 길을 한 대표가 잘 찾으면서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이라며 "공개적인 비판보다 직접 만나 설득하는 게 좋은 방법이 아니었겠나. 면담, 독대를 앞두고 서로에 대한 비판 자제가 필요하고, 용산도 한 대표도 상대에 대해 톤 다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자제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