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국감서 '탄핵 빌드업' … 與는 메시지 분산秋, 국감 대책 마련 … "민주당 인민재판 심각"韓·친한계, 세력화 이어 '공격사주' 의혹 저격
  •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서성진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서성진 기자
    제22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시작된 가운데, 국민의힘이 야권의 공세 앞에 전열을 정비하지 못하고 '따로국밥' 형국으로 움직이고 있다. 최근 '세력화'에 나선 한동훈 대표는 앞선 전당대회 기간 공격 사주 의혹 사건을 키우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원내 지도부는 대야(對野) 국감 대책 마련에 고민이 커지는 모습이다.

    국정감사 이틀째인 8일, 국회의 각 상임위원회에서 여야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여당인 국민의힘은 '단일대오' 대신 어수선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당의 투톱인 한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는 각각 김대남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의 '공격 사주' 의혹 저격과 국감 대책 마련에 집중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국정감사에 임하는 더불어민주당의 태도를 "지독한 갑질, 집요한 집단 괴롭힘"이라고 직격했다.

    추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감장에서 야당 의원이 17명의 공무원을 '줄 세우기' 한 데 대해 "인민재판 하듯이 일렬로 세워 놓고 '여러분은 정권의 도구'라고 모욕을 줬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외교부 기밀 문서가 유출된 데 대해서는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경고했다.

    비슷한 시각 원외인 한 대표는 전남 곡성으로 향했다. 원내가 국정감사에 집중하는 동안 오는 16일 치러지는 재보궐선거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한 대표는 호남으로 이동하는 도중 페이스북을 통해 김 전 행정관의 '공격 사주' 의혹을 겨냥했다.

    한 대표는 "국민의힘 당원이던 김대남 씨와 국민의힘을 극단적으로 음해해 온 유튜버 등의 공격 사주 공작이 계속 드러나는 걸 보면서 당 대표로서 당원들과 국민께 송구한 마음"이라며 "그런 공작에도 당원들과 국민께서 압도적으로 선택해 맡겨주셨다"고 밝혔다. 이어 "새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잘하겠다"고 강조했다.

    친한(친한동훈)계 인사들도 김 전 행정관의 '공격 사주' 배후를 거론하며 한 대표의 발언에 힘을 실었다.

    장동혁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런 정도의 것을 김대남 씨가 혼자 생각하고 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점은 남아 있다"며 "그 의문에 대한 답은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도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좌파 공작원과 야합하고 내통해서 우파 리더를 무너뜨리려고 했던 진영 범죄"라며 "김대남 개인의 일인극인지, 누군가와 같이 엮인 것인지 아무도 알 수 없다"고 했다.

    이 밖에도 한 대표의 최근 '세 규합' 행보에도 뒷말이 많다. 한 대표가 지난 6일 친한계와의 만찬에 이어 전날에도 원외 인사 90여 명과 오찬을 하자 당내에서는 '시의적절하지 않은 세력화'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국민의힘의 5선 중진인 윤상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한 대표의 원외 당협위원장 모임을 언급하면서 "한 대표가 자신을 '믿고 따라 달라' 당부하며 당정 현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하는데 정작 코앞으로 다가온 10·16 재보궐 선거에 대한 이야기는 들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대통령 탄핵에 불을 붙이는 야당에 맞서 당이 하나로 뭉쳐 총력 대응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줄곧 한 대표의 행보를 비판해 온 홍준표 대구시장도 이날 페이스북에 "얄팍한 짓만 골라 해도 맹종하는 집단만 있으면 되는 팬덤정치 시대가 됐다"면서 사실상 한 대표를 겨냥했다.

    그러면서 "욕먹을 줄도 아는 리더십이 필요한 때인데 모양만 추구하고 이미지 정치만 난무하는 시대가 됐다"고 덧붙였다.

    5선의 권성동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이렇게 노골적으로 광고하며 모임을 하는 걸 본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5선 중진인 권영세 의원도 페이스북에 한 대표의 만찬 회동 기사를 첨부하면서 "대동단결해도 부족한 지금, 이런 계파모임을 하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다만, 추 원내대표는 한 대표의 최근 오·만찬에 대해 "특정인을 위한 계파가 만들어지는 것처럼 오해하거나 너무 (해석을) 나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논란에 선을 그었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국정감사대책회의 후 취재진과 만나 이같이 말하며 "당대표 중심으로 우리 당의 모든 사람이 단합하고 결속해야 한다"며 "그래야 민주당의 막가파식 행태를 저지하고 정말 민생을 위한 국회가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