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콘서트홀 '클래식 레볼루션' 5일 개막, 연주자 중심 축제로 전환'대구국제오페라축제' 개막작은 '장미의 기사'…'광란의 오를란도' 亞 초연'제1회 하슬라국제예술제' 10월 13~20일 강릉에서 첫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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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낮 없이 맹위를 떨치던 여름 무더위가 한 풀 꺾이고 이제 가을 문턱에 들어섰다. 바야흐로 축제의 계절이 돌아왔다. '낭만의 계절' 가을을 맞는 9~10월 전국 곳곳은 클래식부터 오페라까지 다채로운 음악 성찬을 벌인다.◇ 축제 5회째, 새롭게 만나는 '2024 클래식 레볼루션'가을 음악 축제의 포문은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롯데콘서트홀이 연다. 롯데문화재단은 7~11일 '2024 클래식 레볼루션'을 개최한다. 올해 5회째를 맞아 특정 작곡가를 집중 탐구하는 기존 형식에서 벗어나 연주자 중심의 축제로 변화를 줬다. 개최 기간도 8월에서 여름과 가을 두 계절을 아우르는 9월로 옮겼다.인천시향, 수원시향, 경기필, KBS교향악단 등 5개의 오케스트라들이 교향악의 진수를 들려준다. 첼리스트 최하영·미치아키 우에노, 피아니스트 김태형이 협연자로 나서고,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지휘자인 레오니다스 카바코스가 피날레를 장식한다. 카바코스는 2025년부터 '클래식 레볼루션'의 감독을 맡아 축제를 이끈다.5일간 프로그램 중 8일 수원시향의 '베토벤 교향곡 제2번'(피아니스트 김태형)과 9일 한경아르떼(arte)필하모닉의 '리스트 파우스트 교향곡'(테너 이범주, 콜레기움 보칼레 서울)이 눈에 띈다. 두 곡 모두 국내 오케스트라 연주회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작품이다. 최희준과 최수열이 각각 수원시향과 아르떼필을 지휘한다.베토벤 교향곡 2번은 3번 '영웅', 5번 '운명', 6번 '전원', 9번 '합창'에 비해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다. "베토벤은 제 음악의 선생님이자 인생의 스승"이라며 작곡가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낸 최희준 지휘자는 "교향곡 2번은 베토벤이 청각장애가 심해지던 시기에 작곡했지만 긍정적인 에너지가 느껴진다. 고뇌와 절망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예술을 위해 다시 일어서려는 의미를 담은 명곡"이라고 설명했다.최수열 지휘자가 직접 선곡한 '파우스트 교향곡'은 2015년 임헌정이 지휘한 국립심포니 공연 이후 9년 만에 연주된다. 괴테의 '파우스트'를 재창조한 이 곡은 파우스트, 그레첸, 메피스토펠레스 등 작품 속 캐릭터가 3개의 악장으로 반영돼 있다. 최 지휘자는 "연주가 까다롭고 가성비도 좋지 않지만, 교향시에 꽂혀 있는 사람으로서 꼭 한 번은 도전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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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로 삶 풍요롭게"…21번째 '대구국제오페라축제'대구오페라하우스가 주최하는 '21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10월 4일~11월 8일 찾아온다. 축제는 '새로운 오페라 시대'라는 기치 아래 창의성·작품성·대중성을 갖춘 △슈트라우스 '장미의 기사' △비발디 '광란의 오를란도' △김성재 '264, 그 한 개의 별' △베르디 '시칠리아 섬의 저녁기도' △베르디 '라 트라비아타' 등이 공연된다.개막작으로는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자체 제작한 '장미의 기사'가 4~5일 무대에 오른다. '장미의 기사'는 바그너 이후 가장 위대한 작곡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명랑하고 유쾌한 희극이다. 대구에서 최초 공연되는 전막 오페라로, 세계적인 테너 출신의 조란 토도로비치가 연출을 맡았고, 에반 알렉시스 크리스트가 지휘봉을 잡는다.이탈리아 페라라시립극장에서 최근 제작한 안토니오 비발디의 오페라 '광란의 오를란도'가 11~12일 아시아 초연된다. 이육사의 삶과 업적을 담아낸 창작 오페라 '264, 그 한 개의 별'이 18~19일 처음 선보인다. 대구오페라하우스가 3년간 준비한 작품으로 작곡가 김성재, 작곡·대본 김하나, 지휘자 이동신, 연출가 표현진 등이 합류해 완성도를 높였다.네 번째로 메인 오페라로 국립오페라단이 제작한 주세페 베르디 '시칠리아 섬의 저녁기도'가 25~26일 이어진다. 대구 출신의 소프라노 이화영과 바리톤 이동환이 출연한다. 광주시립오페라단의 '라 트라비아타'는 11월 2~3일 공연되며, 축제의 마지막 무대는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국립오페라극장이 만든 '푸치니 오페라 갈라'로 꾸며진다.정갑균 대구오페라하우스 관장은 "올해 작품의 특징은 대구 초연, 한국 초연, 세계 초연 등 희귀하고 진귀하고 중요한 작품을 모았다"며 "대구오페라하우스 작품들의 주인되시는 우리 대구시민들께서 함께 오셔서 예술의 가치 속에서 삶의 풍요로움을 즐겨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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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음악부터 실내악·가곡까지 '제1회 하슬라국제예술제' 탄생'제1회 하슬라국제예술제'가 10월 13~20일 강릉아트센터를 비롯한 강릉 명소에서 펼쳐진다. (사)하슬라국제예술제와 강릉아트센터가 주최·주관하는 '하슬라국제예술제'는 클래식 음악을 기반으로 다양한 장르의 예술을 연결하는 것을 목표로 첫 선을 보인다. '하슬라'는 강릉의 옛 지명을 일컫는 말이다.예술감독인 피아니스트 조재혁을 필두로 강릉시향, 피아니스트·문정재·하르트무트 횔, 바이올리니스트 미우라 후미아키·김수연·신지아, 비올리스트 서수민·이수민, 첼리스트 송영훈·요나단 루제만, 플루티스트 김예성, 클라리네티스트 조성호, 소프라노 이명주, 테너 김효종, 베이스바리톤 우경식, 에스메콰르텟, 콜레기움 무지쿰 서울, 발레리나 김주원 등 국내외 아티스트들이 대거 참여한다.10월 13일 고음악 연주단체 콜레기움 무지쿰 서울의 개막 공연을 시작으로, 일주일 간 실내악·오케스트라·가곡·발레 등 풍성한 11개의 무대가 채워진다. 17일에는 이색적인 공연을 만날 수 있다. '뜻밖의 조합' 부제 아래 조재혁의 오르간, 선우예권의 토이 피아노 연주로 모차르트의 작품을 들려준다.20일 폐막 공연 '비바 하슬라(VIVA HASLA!)'에는 강릉시향(상임지휘자 정민)이 드보르자크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를 연주하며 예술제 첫 시즌의 대미를 장식한다. 이날 1부에서는 한국인 최초 '반 클라이번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한 선우예권의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 협연이 예정돼 있다.조재혁 예술감독은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지닌 강릉은 예부터 풍류와 멋, 낭만이 깃든 도시였다. 하슬라국제예술제를 통해 클래식 음악을 비롯한 다양한 예술의 고유한 가치와 무한한 가능성을 알리고 싶다"며 "국내외 많은 관객들이 찾는 예술제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