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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앤ANNE' 공연 사진.ⓒ극단 걸판
아동문학가 이오덕(1925~2003) 선생은 동심을 "삶의 터전에서 나온 온갖 부정과 역경과 싸우면서 끝내 지켜 나가는 순수한 인간 정신이며, 끊임없이 자라나는 선(善)의 마음 바탕이며, 온 민족이 어린이와 어른의 마음바다로 확대해 나갈 수 있는 인간의 본성"이라고 정의했다.
어릴 때 우리는 어른이 되면 모든 걸 할 수 있을 줄 알았지만 막상 어른이 된 지금, 세상을 다 알지 못한 채 순수했던 어린이의 마음을 그리워한다. 잃어버린 감성을 되살리고 세대를 아우르며 마음을 울리는 '어른이(어른과 아이의 합성어)'를 위한 뮤지컬을 소개한다.
◇ 우리가 사랑한 주근깨 빼빼 마른 빨간 머리 소녀, 뮤지컬 '앤ANNE'
2005년 3월 경기도 안산에서 창단한 극단 걸판이 뮤지컬 '앤ANNE' 10주년 공연을 내년 2월 15일까지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선보인다. 2015년 서울문화재단 공연장 상주단체사업 초연 이후 2017년 CJ문화재단 스테이지업 공간지원작으로 선정돼 정식 공연을 올리며 극단 걸판의 대표 작품으로 자리 잡았다.
'앤ANNE'은 캐나다 작가 루시 모드 몽고메리(1874~1942)의 '빨간 머리 앤' 가운데 1권 '초록 지붕 집의 앤(Anne of Green Gables)'을 원작으로 한다. 극단 걸판의 대표이자 배우인 최현미가 극작과 연출을, 작곡·편곡·음악감독은 박기태가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작품은 걸판여고 연극반이 정기공연으로 '빨간 머리 앤'을 무대에 올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담아낸다. 극 중 연극 연습 과정에서 원작 줄거리가 재기발랄한 안무, 19개 넘버와 함께 자연스럽게 펼쳐진다. '앤'의 성장 시점에 따라 세 배우가 연기하는 각각의 '앤'을 통해 서로 다른 '앤'의 개성을 볼 수 있다는 점이 관람 포인트다.
10주년을 맞이한 '앤ANNE'에는 총 24명의 배우가 합류했다. 밝고 명랑한 어린 시절의 '앤1' 역에 송영미·최태이·정단비·김규리, 앤의 학창시절을 담은 '앤2' 역에 송나영·정아인·박초록, 성장한 앤을 모습을 보여주는 '앤3' 역은 임찬·이하린이 출연하며, '앤1'의 송영미와 '앤2'의 정아인이 '앤3' 역을 병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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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난쟁이들' 공연 사진.ⓒ랑
◇ 우리가 아는 동화 속 주인공들은 잊어라…발칙한 뮤지컬 '난쟁이들'
10주년 기념 공연으로 돌아온 '난쟁이들' 여섯 번째 시즌이 내년 3월 1일까지 대학로 플러스씨어터에서 관객과 만난다. '난쟁이들'은 2014 충무아트센터 '뮤지컬 하우스 블랙앤블루' 최종 선정작, '제3회 서울뮤지컬페스티벌 예그린 앙코르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했다.
대중에게 친숙한 '백설공주', '인어공주', '신데렐라' 등의 동화 이야기를 바탕으로 기발한 상상력과 19금 요소를 가미했다. 동화 속 만년 조연이었던 난쟁이들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신선한 스토리에 기존의 틀을 깬 유머코드, 중독성 강한 음악, 코믹한 안무, 동시대 이슈를 반영한 대사들을 작품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2023년 시즌은 '난쟁이들'만의 매력이 담긴 장면을 활용한 숏폼 콘텐츠가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제작사 공식 채널에 공개된 영상은 누적 조회수 6600만회를 돌파하며 대중적 인지도를 크게 넓혔다. 넘버 '끼리끼리'의 춤을 따라 한 커버 영상이 국내외 SNS에서 공유되며 또 다른 즐거움을 더했다.
이번 10주년 공연에는 인생역전을 꿈꾸는 야망 높은 난쟁이 '찰리' 역에 기세중·최민우·신주협, 늙은 난쟁이 '빅' 역에 조풍래·류제윤·장민수가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 진정한 사랑을 꿈꾸는 '인어공주' 역에 박슬기·박새힘, 성욕이 충만한 '백설공주' 역에는 안상은·박시인이 열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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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뮤지컬단 '크리스마스 캐럴' 이미지.ⓒ세종문화회관
◇ 구두쇠 스크루지의 시간여행, 서울시뮤지컬단 '크리스마스 캐럴' 초연
세종문화회관 서울시뮤지컬단은 오는 5~28일 M씨어터에서 '크리스마스 캐럴'을 초연한다. 이번 공연은 '장수탕 선녀님' 등 가족뮤지컬 분야에서 호흡을 맞춘 정준 작가와 조한나 작곡가 콤비가 의기투합하며, 연출은 표상아가 맡는다.
'크리스마스 캐럴'은 영국의 대문호 찰스 디킨스(1812~1870)가 집필한 고전 소설을 원작으로, 서울시뮤지컬단이 현대적인 감각을 입혔다. 지독한 구두쇠 스크루지가 크리스마스 이브 밤에 유령을 만나 자기의 과거, 현재, 미래의 모습을 본 뒤 욕심을 버리고 새 사람이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인공 스크루지의 내면 변화와 그에게 깨달음을 주는 정령들과의 정서적 교감을 그려낸다. 주목할 점은 '정령'(오리리·프레즈·푸투루스) 캐릭터가 1인 3역으로 구성된다. 극 중 '정령'은 과거·현재·미래의 시공간을 오가는 인물로, 이를 각각의 배우가 분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한 배우가 시간을 통합적으로 상징하는 캐릭터를 연기한다.
'정령' 역에 리사·이연경, '스크루지' 역에는 서울시뮤지컬단의 이경준·한일경이 이름을 올렸다. '어린 스크루지' 역에 윤도영·최지훈, 스크루지의 동생인 '펜'과 '티나'의 어린 시절은 우도연·최예린이 오디션을 통해 발탁돼 1인 2역을 소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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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이솝이야기' 공연 사진.ⓒ컴인컴퍼니
◇ 언제 어디에서나 이어지는 이야기 여행, 뮤지컬 '이솝이야기'
지난 11월 16~22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된 뮤지컬 '이솝이야기'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주관한 '2023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신작'에 선정된 작품이다. 2024년 초연 후 일본 라이선스 진출을 확정하며 한국을 대표할 글로벌 콘텐츠로서의 저력을 확인했다.
서윤미 연출이 극작·작곡한 '이솝이야기'는 실존 원작자로 알려진 아이소포스가 2600년 전 아름다운 지중해의 그리스 작은 섬 사모스의 노예였다는 생애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 '이솝우화'를 단순한 교훈담으로 재현하는 대신, '이야기'라는 본질적 가치를 탐구한다. 주인공 '티모스'가 친구 '다나에'에게 돌아가기 위해 떠나는 여정을 통해 인간의 용기와 진심이 어떻게 이어지고 전해지는지를 그린다.
전국 공연 확대와 레퍼토리화를 지원하는 공연예술창작산실 2차 제작지원 사업에 선정돼 제작된 이번 공연을 통해 '언제 어디에서나 이어지는 이야기의 여행'이라는 콘셉트에 맞는 작품의 유연성과 확장성을 증명했다. 600석 규모에 맞게 확장된 가변형 무대와 샤막 영상, 조명 전식 등을 더한 새로운 연출로 또 다른 매력을 선사했다.
이야기 꾼 '티모스' 역의 전성우·황휘·이석준, '다나에'와 '시타스'를 오가는 송상은·이수빈·장민제, '페테고레·'왕'·'파빌로스' 세 인물을 소화하는 김대현, 사모스 섬의 정령 '위스퍼' 역의 강연정·송나영·임태현·조성필·김태환·이휴·이정화는 환상적인 호흡을 과시하며 아름다운 이야기의 여정을 완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