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산문집 펴낸 신평 변호사사계절 맞춰 '시골살이' 소회·단상 엮어"제 누추한 경험, 반짝이는 작은 빛 됐으면"
  •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로 알려진 신평 변호사가 이색적인 에세이집을 펴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시골살이 두런두런(도서출판 '새빛' 刊)'은 사계절별로 저자의 단상을 시와 산문으로 풀어낸 책.

    이 책은 한 편의 시에, 한 편의 산문이 달린 독특한 형식으로 구성됐다.

    시와 한 쌍으로 엮인 산문은 저자의 당시 심상이나 해당 시를 쓰게 된 배경을 알려주는 길라잡이 역할을 한다.

    은유적 표현이 가득한 시에, 친절하게도 '해설'과 '각주'를 덧붙인 저자는 오래된 시골살이의 이모저모를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혹은 지금도 여전히 잊지 못하는 그리운 사람에게 속삭이듯 두런두런 이야기한다.

    이 책에 실린 시와 산문들에는 시골살이의 서정적이면서도 현실에 기반한 의식이 내장돼 있다.

    농사지으며 사는 삶의 생생한 모습, 그리고 내면에 간직해온 사상, 세상을 향한 시선의 방향을 밝히고 있다.

    SNS 등을 통해 곧잘 정치적 소견을 밝히고 있는 저자는 이 책에서만큼은 자신과 가족, 자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우리는 과연 어떻게 살아야 잘 산다고 할 수 있는 것인지에 관해 저자는 끈질기게 의문을 던진다.

    세상과 나와의 관계는 사청사우(乍晴乍雨)와도 같다며, 희망의 줄을 잡고 올라오다 거듭된 '패퇴'로 깊은 상처를 받았고, 남에게 준 '상처'로 반성과 참회의 시간을 가졌다는 저자.

    저자는 우리 사회를 위한 대의명분을 실현한다면서 나선 일들이 과연 얼마나 큰 의미를 갖는지, 그로 인해 한 개인이나 그 가족이 철철 흘린 피는 어떻게 봐야 하는지를 묻는다.

    그런 의문 속에서 프랑스 작가 '아니 에르노'의 "한 개인의 삶에, 역사는 의미가 없었다. 우리는 그날그날 그저 행복하거나 불행했다"는 말에 솔깃해진다는 저자.  

    지나간 과거와 자신에 대해 너그럽게 바라볼 것을 제안한 저자는 행복한 삶이란 어떤 조건에서 이뤄지는 것인가를 이모저모로 탐구한다.

    하늘과 구름과 별, 그리고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들과 여린 풀길, 잠자리, 나비가 어우러지며 독자들이 답을 찾아가는 데 도움을 준다.

    ◆저자 소개

    신평 = 30년 전, 이 세상 무엇보다 소중한 아이들을 위해 경주에 집을 짓고 이곳에서 농사를 시작했다. 농토에 자기만의 작은 파라다이스를 만들어놓고 안분지족의 삶을 살려고 한다.

    대구의 경북중고등학교를 거쳐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했으며, 서울·인천·대구·경주의 법원에서 판사를 역임했다. 미국의 클리블랜드 주립대학, 중국의 런민(人民)대학 및 쩡파(政法)대학, 일본의 히토쯔바시(一橋)대학에서 연구생활을 했으며, 일본 최고재판소에서 외국재판관연구원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경북대 로스쿨 교수, 한국헌법학회장, 한국교육법학회장, 앰네스티 법률가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고,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여러 나라의 헌법학자들을 규합해 아시아헌법포럼(The Asia Costitution Forum)을 창설했다.

    대한민국 법률대상, 국회의장 공로장, 철우언론법상 등 수상했으며, 현재 공익사단법인 공정세상연구소 이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시와 수필 두 부문에서 문단에 등단했으며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지금까지 시집으로 '산방에서', '들판에 누워', '작은 길' 세 권을 출간했으며, 일송정문학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