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성향 백인 남성에 '평범한 미국인' 이미지해리스 "노동자 가정 위해 성과 만들어온 인물"트럼프-밴스와 다른 가치관, 백인 부동층 표심 공략주지사로 적극적 진보정책…트럼프 저격 후 인기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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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백인 남성 팀 월즈 미네소타주지사가 낙점됐다. 월즈 주지사는 미국의 전통적 가치를 지닌 동시에 진보적 정치성향을 지닌 인물로 평가된다.이에 따라 11월 미국 대통령선거는 민주당의 정‧부통령 후보인 해리스-월즈와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J.D 밴스 상원의원(오하이오)의 대결로 전개될 예정이다.해리스 부통령은 6일(현지시각) 엑스(X, 옛 트위터)를 통해 "팀 월즈에게 내 러닝메이트가 돼 달라고 부탁했음을 자랑스럽게 발표한다"고 밝혔다.이어 "주지사이자, (풋볼) 코치, 교사, 퇴역군인으로서 그는 자기 가족과 같은 '노동자 가정'을 위해 성과를 내왔다"며 "그가 우리 팀이 된 것은 위대한 일"이라고 강조했다.월즈 주지사도 엑스에 올린 글에서 "이 선거운동에 해리스와 함께하게 된 것은 평생의 영광"이라면서 수락 의사를 밝혔다.이어 "나는 올인(all in)할 것"이라고 밝힌 뒤 "개학 첫날 같은 느낌"이라며 "자, 여러분, 우리 이 일(대선 승리)을 해냅시다"라고 썼다.미네소타에서 6선 연방하원의원을 거쳐 2018년부터 미네소타주지사(재선)로 재직 중인 월즈 주지사는 친서민‧친노동자 성향의 진보 정치인으로 평가받고 있다.총기 규제, 공교육 강화 등 민주당이 중시하는 이슈를 상식에 준거한 합리적 논리로 명쾌하게 설명하는 언변도 갖췄다는 것이 중론이다.특히 이번 대선 선거전 과정에서 공화당 정‧부통령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밴스 상원의원을 겨냥해 "그들은 이상하다(They're weird)"라는 표현을 썼다. 이 표현은 민주당 지지층 내부에서 큰 환영을 받으면서 주목을 받았다.이후 민주당 지지자를 중심으로 '트럼프는 이상해(TrumpisWeird)'를 슬로건으로 하는 캠페인이 확산했고, 월즈는 트럼프 저격수로 급부상했다.공화당 측으로부터 강성 진보주의자라는 공세를 받는 해리스 부통령은 그동안 월즈 주지사와 함께 상대적으로 온건한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주지사, 마크 켈리 연방 상원의원(애리조나) 등 부통령 후보군을 놓고 고심해왔다.해리스 부통령이 월즈 주지사를 최종적으로 자신의 러닝메이트로 선택한 것은 정‧부통령 후보간 밸런스를 취하는 '방어형 인선' 대신 지지층을 더 결집하고 트럼프 진영을 적극적으로 돌파하는 '공격형 인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미국 최초의 흑인 여성 및 아시아계 대통령 후보로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해리스 부통령과는 결이 정반대로, 오히려 이러한 점이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백인 남성 표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밴스 상원의원과 같은 백인 남성이면서도 그들과는 차별화한 가치관과 정치적 신념을 갖춘 월즈를 앞세워 부동층 표심을 공략하겠다는 것이 민주당 전략인 것으로 해석된다.무엇보다 공화당이 러스트벨트(rust belt, 쇠락한 오대호 인근 공업지대) 출신의 '개천의 용'인 밴스 상원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내세워 내륙 지역 중산층 이하 서민들을 공략하는 데 맞설 수 있는 효율적인 '맞불 카드'가 될 것이라는 것이 민주당의 기대다.특히 최대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의 셔피로 주지사가 가장 유력한 부통령 후보로 거론되던 상황에서 월즈를 지명한 것은 과감한 선택으로 여겨진다.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보도에서 "몇 주 전까지만 하더라도 월즈를 부통령 후보로 꼽은 민주당 당원은 거의 없었다"면서도 "그러나 불과 몇 주 만에 진보적 정책과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직설적인 공격으로 당원들의 열렬한 지지를 얻었다"고 전했다.CNN은 해리스 부통령이 파트너로 월즈를 선택한 이유로 월즈 주지사와 가까운 소식통을 인용해 상호간 조합이 잘 맞는다는 뜻인 '케미스트리'도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보도했다.소식통은 "월즈가 2022년 재선을 위해 선거운동을 할 때와 올해 3월 낙태 클리닉을 방문했을 때 해리스와 보낸 시간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게다가 해리스 캠프는 월즈가 지지층에 얼마나 활력을 불어넣는지 확인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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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출신 백인 '평범한 미국인'…주지사 선출 후 진보성향 적극 드러내월즈 주지사는 미국의 심장부로 꼽히는 중서부 농촌 출신의 백인 남성이며 군인, 교사 등을 지낸 '평범한 미국인'으로 표현된다.네브래스카주의 인구 수백명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월즈 주지사는 정계 입문 전 고교 지리교사 겸 풋볼 코치로 일했다. 풋볼 코치로서는 1999년 주 대회 첫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여기에 더해 6·25전쟁에 참전한 부친의 뒤를 따라 자신도 17세부터 비상근 州방위군으로 24년간 복무하는 등 소박하면서도 정치인으로서 대중 친화적이고 '득표 친화적'인 이력을 쌓았다. 군 복무 당시 유럽 등 해외 파병 경험도 있으나, 직접 전투에 참여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그는 2004년 대선에 나섰던 존 케리 민주당 대선 후보의 선거운동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하며 정치에 발을 들여놓았다.2006년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 공화당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12년간 공화당 의원이 당선된 지역에서 반전을 이뤄낸 것이다.약 12년간 하원의원으로 활동했다. 당시 총기 관련 권리와 이스라엘, 송유관 건설 등을 지지한 투표 이력으로 당내 온건파로 분류됐다. 상임위원회는 군사위원회와 농업위원회 등에서 활동했다.2018년에는 미네소타주지사로 당선됐다. 이 과정에서 전미총기협회(NRA) 지지를 포기한 것이 유명하다. 그는 딸의 호소에 영향을 받았다면서 공격용 무기 금지를 공개 촉구했다.주지사 선출 이후에는 적극적으로 진보성향을 드러낸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에는 여성의 임신 중절(낙태)권을 주법에 명문화하는 법안을 서명했고, 대마초를 합법화했다. 새로운 총기 규제와 공립학교 무료급식도 도입했다.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관련해서는 하마스에 맞선 이스라엘의 자기방어권리를 지지하면서도 전장인 가자지구 주민들의 인도적 상황 악화에 문제를 제기하는 기조를 보이기도 했다.미국 정계 진보의 상징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 무소속)과 전미자동차노조(UAW) 숀 페인 위원장이 각각 그를 노동자 계층의 확고한 대표라고 칭하는 등 해리스 부통령의 러닝메이트 인선 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 내 진보진영에서 폭넓은 지지를 받았다.해리스 부통령과 월즈 주지사는 이날 대선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 최대 도시 필라델피아에서 열리는 유세에 처음 동반 출격하는 것을 시작으로 7개 경합주를 함께 잇달아 방문하는 등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나설 예정이다.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월즈 주지사 관련 발표가 있었던 직후 SNS에 다른 어떤 배경 언급도 없이 "고맙다(THANK YOU!)"라고 썼다. 이는 진보성향인 월즈 주지사의 민주당 부통령 후보 낙점이 자신들의 선거 전략상 유리한 일이라는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