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 라이브 방송서 당내 선거 상황 비판'명심 후보' 김민석 등 약진에 부정적 견해"김민석에 조직 몰려가고 한준호가 묻어가""혁신이란 이름으로 단체·기득권 만들어"강성 당원들 반발하며 사과 요구…"지지 철회"
  • ▲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가 21일 오전 강원 홍천군 홍천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제1차 정기전국당원대회 당 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가 21일 오전 강원 홍천군 홍천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제1차 정기전국당원대회 당 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영입한 이언주 최고위원 후보가 당내 '패거리 정치'를 비판하다가 강성 지지층의 거센 비판을 받는 신세로 전락했다. 이 후보는 당내 조직과 줄 세우기 등을 이번 전당대회의 문제점으로 지적했으나, 강성 당원들은 이 후보의 사과를 요구하며 지지 철회에 나섰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언주 후보는 지난 27일 자신의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이 방송에서 이 후보는 최근 '명심'(이재명의 마음) 후보들로 불리는 김민석 최고위원 후보와 한준호 최고위원 후보의 약진을 분석했다.

    그는 "김민석 의원이 뭐 오더(order)가 내렸다고 해서 김 의원 쪽으로 조직들이 쭉 (몰려가고) 거기 또 묻어서 한준호 의원이 상승세에 있다"면서 "거기 묻어서 하다 보니 조직의 힘으로 상승하는 것 같다. 저는 조직도 없고 세력도 없어 그런 흐름으로 가게 되면 이기기 어렵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김민석 후보는 지난 27~28일 전국 순회경선을 거치며 종합 득표 순위가 4위에서 2위로 뛰어올랐다. 이재명 당대표 후보의 지지가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분석이 쏟아졌다.

    이 후보는 앞서 김 후보를 자신의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 초대해 첫 주 득표율에 대해 "이해가 안 된다"라고 했고, 지난 27일 울산 합동연설회에는 두 사람이 동시에 입장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한준호 최고위원 후보도 첫 주 대비 종합 득표율을 끌어올려 이언주 후보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한 후보는 12.06%로 6위를 차지했는데, 5위인 이 후보(12.15%)와 불과 0.09%포인트 차이다. 5위까지 최고위원으로 선출되는 점을 고려하면 이 후보가 당선되지 못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언주 후보는 이런 현상이 당내 조직적인 줄서기가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당내 최대 친명 조직으로 불리는 더민주전국혁식회의(혁신회의)와 당원들을 겨냥하는 듯한 발언도 나왔다. 혁신회의는 지난 총선에서 31명의 당선인을 배출하며 민주당의 최대 계파로 떠올랐다.

    이 후보는 "무슨 단체를 만들어서 그 사람들이 줄 세우고, 별로 존재감도 없고 특별함도 없는 사람이 끼리끼리 모여 그들끼리 뭔가 한다고 그러면서 그들끼리 패거리를 만들어 그들끼리 찍고, 그 사람들끼리 밀어주고 이런 걸 혹시 하고 있지 않느냐"면서 "우리 한번 반문해 봐야 하는 것 아니냐. 회의가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행동을 하는 의원들과 당원들이 있다면 이재명 대표가 표방하는 거랑 다른 것"이라며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어떤 단체를 만들고,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이런 단체를 만들고, 그런데 사실은 알고 보니 그들이야말로 기득권을 만들고 있는 것이 아닌가 고민을 많이 해봐야 한다"고 했다. 

    이를 두고 민주당 내부와 '개딸'(개혁의딸)로 불리는 이재명 후보의 강성 지지층에서는 비판이 쏟아진다. 이언주 후보의 사과가 없다면 지지를 철회하겠다는 반응도 나온다. 

    친명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복당 시켜주고 공천 줘서 국회의원 되고 나니 딴소리냐", "당원들을 위에서 시키면 하는 조직 정도로 치부하는 것에 사과해야 한다", "본인 표가 잘 안 나온다고 다른 후보들을 깎아내리느냐"는 등의 글이 다수 올라왔다. 

    이와 관련,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인지도를 많이 말하던데, 진영을 넘나들면서 쌓은 본인의 인지도가 대체 당 선거와 무슨 상관이냐"며 "당에서 신뢰를 쌓아야 할 분이 본인 선거가 잘 안 풀린다고 이러면 되겠냐"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