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뇌관 총선 백서, 전대 이후 발간하기로조정훈 "내용은 일점일획도 양보하지 않을 것"
  • ▲ 국민의힘 총선백서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정훈 의원.ⓒ서성진 기자
    ▲ 국민의힘 총선백서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정훈 의원.ⓒ서성진 기자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새로운 갈등의 뇌관으로 부상한 '총선백서'가 당 대표 선거 이후 발간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백서 발간 시점은 당초 6월 말에서 7월 초 사이로 예정됐지만, 전당대회 후로 늦춰진 것이다. 전당대회 전 발간을 촉구했던 당권주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국민의힘 총선백서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정훈 의원은 1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처음으로 총선 백서 발간 시점을 발표했다.

    조 의원은 "특위에서 어제 결론을 내렸다"면서 "백서 발간 시점을 전대 이후로 미루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결정에는 전날 국민의힘 전당대회 충청권 합동연설회에서 발생한 지지자 간 물리적 충돌이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조 의원의 설명이다.

    조 의원은 "의자가 날아다니고 우리 당원들끼리 서고 치고받고 하는 장면을 보면서 과열을 넘어 이게 너무 뜨겁다. 누군가 여기서 양보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제가 용기를 내서 양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원래 계획은 6말, 7초 발표였다"며 "더이상 공정성 때문에 수천 명의 입장과 백서 위원들의 노력이 물거품이 돼서는 안 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총선 백서는 특정 인물을 공격하기 위해 쓰는 게 아니라 당의 발전을 위한 마중물로 쓰는 것"이라며 "그런데 예상보다 빠른 전당대회 일정, 우리가 참패한 총선의 총괄 책임을 졌던 선대위원장이 전당대회 출마라는 예상치 않은 일이 발생하면서 총선 백서의 공정성 논란이 불거진 것 같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특히 이 백서 안에 네 명의 당 대표 후보 중 어쩔 수 없이 한 명에 관한 내용이 상당히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며 "이 (발간 시점) 발표가 나면 아마 실망하는 분이 많으리라 짐작한다"고 했다.

    다만 조 의원은 "내용에 대해서는 일점일획도 양보하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국민의힘 등에 따르면 특위 소위원회는 백서에 담을 김건희 여사 문자 논란과 관련 초안 작성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백서 발간 시점이 전당대회 이후로 미뤄지면서 또 다른 후폭풍이 예상된다.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를 제외한 다른 후보들은 그간 전당대회 전 백서를 발간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원희룡 후보는 지난 13일 "진작에 나왔어야지, 지금까지 끄는 것도 너무 늦었다고 생각한다"고 했고, 윤상현 후보도 같은 날 "최근 사천 논란, 문자 논란 등이 생기는 이유는 총선 백서를 공식적으로 당이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나경원 후보도 지난 12일 "(한 후보의 총선 패배) 책임이 어느 정도까지고, 그런 책임에도 다시 당 대표를 하는 것이 맞는지 들여다보는 것이 맞다"며 "객관적 자료도 발간되지 못하게 하고 있어 오히려 논란을 키우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반면 한 후보는 전당대회 전 발간에 반대했다. 한 후보는 지난 11일 MBN 주관 방송 토론회에서 "총선백서에 관여하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하고 있는 말을 보면, 이것은 그냥 총선백서를 (통해) 저에게 상처를 주기 위한 목적을 노골화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총선 참패 원인을 분석하는 데 있어 백서가 대책을 제시하는 대신, 갈등의 뇌관이 된 것 자체가 문제라는 인식도 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16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백서에 한동훈 (총선 당시) 비대위원장에 대한 책임론은 당연히 들어가야 하지만, 마치 윤석열 대통령보다 책임이 더 있는 듯이 하는 것은 (논란의) 빌미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