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서 용융·주조 안 한 철강, 무관세 제외…25% 부과"국가 안보 차원" 미국 외 국가서 제련된 알루미늄에도 관세"중국산 철강, 관세 회피해 美 노동자에 피해"…선거 앞둔 노림수 평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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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생산된 열연 제품. 포스코 제공. ⓒ뉴시스
미국 정부가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이 멕시코 거치면서 관세를 회피하는 것을 막기 위해 고강도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4월 대중 철강 관세를 3배 인상하기로 한 데 이어 중국이 저가 철강을 멕시코에 판매한 뒤 관세 없이 미국으로 재수출하는 '우회 수출' 통로까지 틀어막겠다는 것이다. 또 대통령 선거를 4개월가량 앞두고 철강 기업에서 일하는 블루칼라 유권자의 표심을 얻으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온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각) 멕시코산 철강제품이 멕시코, 캐나다, 미국 이외의 국가에서 용융·주조(melt and pour)될 경우 관세를 인상한다는 포고문을 발표했다.용융·주조는 철강 원료를 고온의 용광로에서 녹여 틀에 붓는 것으로, 철강 제강 단계의 일부분이다.기존에는 미국과 무역협정을 체결한 멕시코에서 들어오는 철강제품은 모두 관세가 면제됐으나, 앞으로는 멕시코에서 용융·주조한 철강이 아니라면 25%의 관세가 부과된다는 의미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설명했다.뿐만 아니라 중국, 이란, 러시아 등 미국이 아닌 국가에서 1차 제련된 멕시코산 알루미늄에도 10%의 관세를 부과한다.바이든 행정부는 미국의 국가 안보를 이유로 외국산 제품 수입을 제한할 수 있게 한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이 같은 조치를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철강‧알루미늄 제품의 원산지를 확인하기 위해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이 멕시코 정부와 함께 원산지를 철저하게 확인할 방침이다.포고문에서는 특정 국가를 언급하지 않았으나, 사실상 중국산 철강제품의 멕시코 우회 수출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이는 중국산 철강제품이 멕시코에서 일부 가공단계를 거치면서 멕시코산으로 둔갑, 관세를 회피한다는 우려 때문이다.레이얼 브레이너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이번 조치에 대해 "멕시코를 통해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은 관세를 회피하고 우리 투자를 약화하며 펜실베이니아와 오하이오 등에서 미국 노동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며 "중국의 수출 급증이 다른 나라를 통하던, 직접적이든 피해를 줄 때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지난해 미국으로 수입된 멕시코산 철강은 380만t이며 이 중 13%가 북미 이외 지역에서 용융·주조된 것으로 백악관은 보고 있다. 멕시코산 무관세 철강 수입이 늘어나는 추세인 만큼 중국산 철강 우회 수출도 증가세라는 판단이다.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5월 미국에 직접 수입되는 중국산 철강의 관세를 3배 인상했다. 또 중국산 전기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기존의 4배로 올리겠다고 했다.현지 매체들은 11월 대선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이 러스트 벨트(Rust Belt, 제조업 쇠퇴 지역)의 표심을 겨냥해 중국 때리기에 나선 것으로 분석했다.또한 바이든 행정부가 대선 전 AI 등 첨단기술에 대한 통제를 비롯해 경제 압박 조치를 추가로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한편 이번 조치는 중국을 겨냥한 것이지만 멕시코에는 포스코 등 한국 철강회사들도 진출해있는 만큼 영향이 주목된다. 한국에서 용융·주조 과정을 거쳤다면 멕시코에서 가공된 철강제품이라도 미국 수출시 무관세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미국은 한국산 철강제품에 수출 쿼터를 적용하고 있다. 한국에서 용융·주조되고 멕시코에서 가공된 철강제품을 향후 수출 쿼터 대상으로 포함할지도 관심 사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