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문석·민형배, 잇따라 김동연 직격"민주당원으로서 분노 억누르기 힘들다"'김동연 경기도'에 친문 인사 집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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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동연 경기도지사. ⓒ정상윤 기자
친명(친이재명)계인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동연 경기도지사를 향해 "민주당원으로서 분노를 억누르기 힘들다"고 했다. 김 지사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변호인 측 자료 요청을 거부했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김 지사가 민주당의 '이재명 맞춤형' 당헌 개정을 공개 비판한 이후부터 친명계와 각을 세우는 모습이다.양 의원은 27일 새벽 이재명 전 대표의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에 '양문석입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으로 유죄를 선고받은 이 전 부지사의 재판이 "반헌법적 편파 판결"이라며 "사법 역사의 치욕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주장했다.이어 "이런 몰상식적이고 불공정한 사법살인이 자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도지사 김동연 민주당원이 민주당 소속 전임 부지사 이화영 변호인 측의 자료 요청에 '정치적 악용 소지'라는 천부당만부당한 변명을 앞세워 자료 제공을 거부하는 것에 민주당원으로서, 일반 국민으로서 분노를 억누르기가 힘들다"고 덧붙였다.양 의원은 "김동연 경기도 지사! 당신의 작고 소소한 정치적 이득보다, 옳고 그름, 정당한 지 부당한 지를 먼저 헤아리는 정의로운 기준을 기대한다"고 했다.이 전 부지사 측이 김 지사에게 요구한 자료는 경기도가 2019년 필리핀에서 개최한 '제2회 아시아·태평양의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 관련 내용이다. 검찰은 이 대회에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북한 측 인사와 접촉해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의 방북 비용으로 70만 달러를 건넨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경기도가 이 전 부지사 측의 자료 제출을 거부하자 친명 의원들이 나서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앞서 친명계인 민 의원도 지난 25일 페이스북에 "김동연 경기도지사님, 김광민 변호사가 요청한 자료를 제출해 주시라"며 "계속 자료 제출을 거부한다면 검찰을 돕는 것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이라고 했다. 김광민 변호사는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이다. 민 의원의 글은 현재 페이스북에서 찾아볼 수 없다.경기도는 민 의원의 주장에 대해 "수사·재판 중인 사안으로 정치적 악용의 소지가 있어 제출을 거부했다"며 "이 전 부지사와 이 전 대표 관련 수사·재판 중인 모든 자료에 대해 일관되게 거부 원칙을 견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실제로 김 지사는 지난해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이 전 부지사 국외 출장 내역 제출을 요구했을 때에도 "수사가 진행 중인 사항"이라며 거부했다. 당시 박 의원은 김 지사를 '이재명 아바타'에 비유하며 비판하기도 했다.김 지사는 최근 친명 지도부가 통과시킨 당헌 개정안에 반대 목소리를 내며 존재감을 과시하기 시작했다. 김 지사는 '이재명 맞춤형'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당헌 개정에 대해 "오해를 사기 충분하다"며 "소탐대실의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해당 개정안은 대선에 출마하려는 당대표의 '대선 1년 전 사퇴' 기한에 예외를 두는 내용인데, 연임 가능성이 높은 이 대표의 대권 가도를 위한 맞춤형 당헌이라는 비판을 받았다.경기도에는 친문(친문재인) 인사들이 몰리면서 비명(비이재명)계의 '집결지'가 됐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친문 핵심인 전해철 전 의원은 최근 경기도 도정자문위원회 위원장으로 위촉됐다. 전 전 의원은 지난 총선 때 민주당 내 경선에서 양문석 의원에게 패배했다. 이를 두고 김 지사가 '여의도 대통령'으로 불리는 이 전 대표에 맞서기 위해 경기도를 세력화 근거지로 쓰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다만 김 지사는 이 같은 해석에 대해 "경기도의 발전과 도정에서의 성과를 내기 위해서 힘을 보태주실 분들이 많이 오게끔 하는 과정"이라고 반박했다.이 전 대표의 강성 지지층들은 김 지사가 "제2의 이낙연"이라며 공세를 퍼붓기 시작했다. 김 지사의 페이스북 글에는 이 전 대표 지지자로 추정되는 이들이 "어떻게 이렇게 배신감 느끼게 만드나?" "당신은 정치인 미자격자" "등에 칼 꽂은 사람을 민주당원과 사람들이 지지해 줄 거 같나" 등의 댓글이 달렸다.정치권 한 관계자는 친명계가 김 지사를 공격하는 것을 두고 "이 전 대표가 약점이 많은 상황에서 새로운 경쟁자가 나타났다는 불안이 깔려 있는 것"이라며 "그럴수록 김 지사를 더 띄워주는 것밖에 안 된다"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