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책임 정치·안정적 리더십 위해선 단일지도체제가 적합"
-
국민의힘에서 전당대회를 앞두고 지도체제를 둘러싼 당 내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 ▲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5월1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한 내일을 위한 저출산과 연금개혁' 세미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국민의힘 유력 당권주자로 꼽히는 나경원 의원은 7일 페이스북에 단일 지도체제 변경 방안이 논의되는 것을 두고 "집단지도체제는 '봉숭아 학당'의 안 좋은 기억이 있다"며 "유불리 계산이 개입된 룰이 탄생시킬 지도부는 혼란에 빠지고 불신과 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반대 의사를 밝혔다.
나 의원은 "우리 당의 미래와 혁신, 통합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이른바 '하이브리드' 체제도 올바른 대안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도(正道)로 가야 한다. 책임 정치 실천, 안정적인 리더십 발휘를 위해서는 기존의 단일지도체제가 더 적합하다"면서 "(전당대회를 앞두고) 특정 시나리오를 가정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도입하는 룰은 공정하고 정당한 룰이 아닐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집단지도체제 방안을 둘러싼 당 내 갈등은 최근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운을 띄우면서 불거졌다. 황 위원장은 현행 단일지도체제와 과거의 집단지도체제를 혼합한 형태의 이른바 '절충형 집단지도체제'를 제안했다.
황 위원장은 지난 5일에도 원외 당협위원장들과의 면담 자리에서 전당대회 1위 득표자가 당 대표를, 2위가 수석 최고위원을 맡는 절충형 2인 지도체제를 재차 거론했다. 당 대표 궐위로 비대위 체제가 반복되는 것을 막고, 수석 최고위원이 대표직을 이어 받아 당 혼란을 축소해야 한다는 취지다.
정치권에서는 그러나 집단지도체제가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견제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 대표 선거 2위도 지도부에 입성하면 당 대표 영향력이 그만큼 분산되기 때문이다.
반면 주요 당권주자들의 출마 동력이 될 수 있다는 해석도 따른다. 현행 단일 지도체제에서는 다른 당권 주자들이 '한동훈 들러리 역할' 우려에 출마 자체를 포기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 상황이다.
다만 당 안팎에서는 집단지도체제에 대한 공감보다 반대 목소리가 더 커지는 상황이다.
김재원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7일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에서 집단지도체제에 대해 "정당성이 없다"면서 "2등으로 낙선한 최고위원의 권한을 더 강화해서 수석 최고위원이니 부대표니 이렇게 해주면 더 싸울 것 아니냐. 만나면 싸운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민의힘 당헌당규개정특별위원회(특위)는 이날 황 위원장이 제안하는 '2인 지도체제'를 포함한 지도체제 변경과 전당대회 경선 룰 개정 등을 논의했다. 지도제체는 그러나 결론에 이른 게 없어 오는 10일 원점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아울러 특위는 이날 현행 '당원 투표 100%'인 전당대회 룰 개정에는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일반국민 여론조사 반영 비율을 두고 20%와 30% 사이에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여상규 특위 위원장은 이날 회의 후 취재진과 만나 "대세는 80(당원 투표)대 20(여론조사)이나 70대 30으로 가고 있다"며 "20과 30 의견이 굉장히 팽팽하다. 양쪽 다 근거와 일리가 있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현역 의원 108명을 대상으로 현행 유지와 당심·민심 비율 80:20, 75:25, 70:30, 50:50 등 다섯 가지 방안을 놓고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에서는 80:20 안에 대한 선호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70:30 방안이 뒤를 이었지만 두 안의 표차는 한 표인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