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에 '지구당 부활' 필요성 공개 주장홍준표 "정치개혁에 반해"…나경원·윤상현 공감
  • ▲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종현 기자
    ▲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종현 기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공개적으로 '지구당 부활'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한 전 위원장이 본격 차기 당권 도전을 위한 신호탄을 쏘아올렸다는 말이 나온다.

    한 전 위원장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차떼기가 만연했던 20년 전에는 지구당 폐지가 정치개혁이었다"라며 "지금은 기득권의 벽을 깨고 정치 신인과 청년들에게 현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지구당을 부활하는 것이 정치개혁"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구당 체제에 대해 "정치 영역에서의 격차 해소이기도 하다"며 "다만 우리 국민의힘이 총선 과정에서 국민께 약속했던 특권 폐지 정치개혁 과제들을 반드시 실천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렇지 않으면 국민들께서는 지구당 부활을 국민을 위한 정치개혁이 아니라 정치인들끼리의 뻔한 흥정으로 생각하실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 전 위원장은 앞서 국민의힘 원외 조직위원장 등의 입을 통해 '지구당 부활론'을 시사했다. 한 전 위원장은 최근 당선·낙선자들을 만나 투명성 보장 장치를 갖춘 지구당 부활 구상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국민의힘 원외 조직위원장들은 전날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 모여 혁신 방안을 논의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지구당 부활에 공감하는 당권주자에게 지지세를 모으기로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또 이날 성명서에서 "최근 국회에서 2004년 폐지된 지구당 및 원외 당협 후원회 제도를 복원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며 "정치개혁 차원에서 이같은 시도를 적극적으로 지지하며 여야가 합심해 즉각 입법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한 전 위원장이 불을 붙인 지구당 부활론에 대해 윤상현·나경원 등 유력 당권주자들은 공감을 표했다. 나경원 의원은 "저도 원외 위원장 4년을 해보니 정치자금 모금이 문제"라며 "원내 의원들은 정치자금을 모금할 수 있고 원외는 못한다"고 지적했다.

    윤상현 의원도 "수도권과 같은 험지에서 정당의 기반을 강화해 주민과 소통하려면 지역정치 활성화를 위한 인프라가 필요하다"며 "정당이 약해지면 유튜버나 당 밖의 조직 힘이 지나치게 강해진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지구당 부활에 대한 떨떠름한 반응이 감지된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정치개혁에 반(反)한다"며 지구당 부활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그는 전날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열린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 세미나에서 특강을 마친 뒤 취재진에게 "정치개혁, 부패 정치를 타파하기 위한 일환으로 한 것인데 전당대회를 앞두고 원외 위원장 표심을 노리고 (주장)하는 건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