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보험율 13%·소득대체율 44% 조정 논쟁나경원·윤상현 "모수개혁이라도 먼저 받아야"황우여 "시간 걸려도 한 뭉텅이로 진행하자"
  • ▲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국민의힘 내 당권주자들을 중심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제안한 국민연금 모수개혁안(연금보험료율·소득대체율 조정)을 21대 국회 내에서 처리하자는 입장을 냈다. 반면 국민의힘 지도부는 22대 국회에서 모수·구조개혁을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당 내부에서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나경원 국민의힘 서울 동작을 당선인은 2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토론회에서 "사실상 모수개혁이라도 먼저 받아야 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많은 것 같다"고 밝혔다.

    나 당선인은 "처음에 (연금개혁안에) 굉장히 부정적이었는데 첫 단추라도 꿰어야 되는 것 아닌가"라며 "그 정도로 이 대표가 여러 제안을 했다면 우리가 모수개혁이라도 진행하는 게 맞지 않나"라고 밝혔다.

    나 당선인은 소득대체율과 미래세대 부담 등 여러 변수를 고려해 22대 국회에서 연금개혁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지만 이날 국민연금 모수개혁안에 한해 수용해야 한다고 말하며 기존 입장을 번복했다.

    국민의힘 차기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거론되는 윤상현 의원도 이날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특검법 등을 강행 처리하면서 연금개혁안을 들러리로 명분 삼는 것 아니냐는 정략적 의도가 읽힌다"며 "이렇게 합의하기가 힘든데 이거라도 하는 게 낫다"고 언급했다.

    앞서 이 대표는 '국민의힘이 제안한 연금보험료율 13%와 소득대체율 44%를 수용한다'고 말하며 모수개혁만이라도 먼저 처리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를 두고 여권 일각에서는 여권이 총선 패배 이후 '책임론'에 몰두하는 동안 민주당이 연금개혁 주도권을 잡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영우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권력투쟁에 눈이 멀어 있는 때에 이 대표로부터 연금개혁 선방을 맞았다"며 "총선에서 패한 것도 모자라 연금개혁 같은 국정이슈에서 민주당에 끌려갈 것인가.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대야 정책투쟁을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여권 안팎에서 21대 국회 임기 내에 모수개혁안을 받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는 모수개혁만으로 근본적인 연금개혁이 이뤄질 수 없어 22대 국회에서 관련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는 방침이다.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열린 당 비상대책회의에서 "연금개혁이 모수개혁과 구조개혁의 큰 두 축이 있는데 이를 별개로 하자는 입장과 별개로 처리할 수 없는 사안이라는 입장이 대립하고 있다"며 "이것이 한 번 결정하면 적어도 20년, 30년이 지속돼야 하는 개혁이기에 모수개혁만으로 일단락 짓고 다시 구조개혁을 한다면 여러 가지 우려되는 것이 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두 개혁을 한 뭉텅이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김진표 국회의장이 주재한 여야 원내대표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연금과 관련해 저희가 합의했지만 기존 입장 확인하고 이번 국회 내에 처리하기 어렵다는 점을 다시 한번 저희들은 분명히 말씀드렸다"며 "22대 국회에서 여야 간 협의를 통해 진행해보자고 얘기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