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에선 아이들이 하루하루 공포에 떨어"
  • 김건희 여사가 21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아동미술 전시 기념행사를 관람하며 공개활동을 이어갔다.

    지난 16일 캄보디아 정상회담을 위해 방한한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 부부와의 오찬을 시작으로 잠행을 깨고 다시금 '영부인 외교'에 나서는 모습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김 여사는 이날 오후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개최된 '희망을 그리는 아이들: 우크라이나 아동 그림전' 개최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김 여사는 인사말을 통해 "우크라이나에선 우리 천사 같은 아이들이 하루하루 공포에 떨고 자신들이 다니는 놀이터나 학교에서 갑자기 폭발 사고가 난다"면서 "우리 모두 생명 존중과 세계 평화의 의미를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겪는 어린이들의 가혹한 현실을 알게 된 김 여사의 적극적인 의지에 따라 추진됐다.

    지난해 5월 16일 특사 자격으로 방문한 우크라이나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는 김 여사와의 별도 간담회에서 우크라이나인들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김 여사는 같은 해 7월 리투아니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 배우자 프로그램 일환으로 우크라이나센터에 참석,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의 그림 전시를 관람한 뒤 젤렌스카 여사에게 "한국에도 그 마음을 전하고 싶다"며 한국에서 그림 전시회를 추진할 뜻을 전했다.

    특히 김 여사는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폴란드 바르샤바 순방 중 인접국인 우크라이나를 깜짝 방문해 재차 전시회 개최 뜻을 밝히기도 했다.

    김 여사는 젤렌스카 여사와 마린스키 대통령궁에서 가진 환담 자리에서 "리투아니아 내 우크라이나센터 방문시 피난민 아이들의 그림을 보며 큰 감동을 받았다"며 "아이들 개개인이 저널리스트가 돼 전쟁의 참상을 알린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그림들을 한국에서 전시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싶다"며 "우크라이나 재건이 완성될 때까지 양국이 함께 전시를 진행하기를 희망한다"고 제안했다.

    젤렌스카 여사는 "전쟁의 참상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양국이 함께 협의해 나가자"고 화답했다.

    양국 여사의 환담 직후인 지난해 8월부터 양국 문화부 간 전시 협력 논의가 시작됐고, 그해 12월 전시제안서 및 목록 접수를 거쳐 올해 3월과 4월 한-우크라이나 관련 기관 간 MOU 및 전시계약이 체결되면서 결실을 맺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쟁으로 인한 어린이의 인권 문제와 트라우마로 인한 고통 상황을 세상에 알리고 치유를 응원하기 위한 한국과 우크라이나 대통령 부인 간의 노력과 양국 정부의 긴밀한 협력이 이뤄낸 성과"라고 전했다.

    이날 행사에는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우크라이나 대사 부부를 포함한 우크라이나 전시 관계자, 국제구호단체인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최병오·김은선 부회장, 홍보대사인 배우 소유진, 우크라이나 아동을 비롯한 다국적 아동 10명이 참석했다.

    '희망을 그리는 아이들: 우크라이나 아동 그림전'은 어린이들의 그림을 통해 전쟁이 미래 세대에 미치는 해악을 역설하기 위해 기획됐으며, 다음달 3일까지 청와대 춘추관 2층 브리핑룸에서 열린다.

    전쟁을 겪은 아동들이 전쟁과 희망에 대해 그린 작품 155점이 전시되며, 관람객들이 우크라이나 아동들에게 보내는 평화 엽서를 작성하는 체험 코너도 마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