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만남서 소통·협치 강조 … 덕담 속 긴장감野, '채상병 특검·민생지원금 수용' 거론하자與 "인사차 온 자리…공개적으로 드릴 말 없어"
  • ▲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국회에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예방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국회에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예방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원내대표직 부임 후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처음으로 만났다. 22대 국회를 이끌어 갈 원내 사령탑 간 회동에서 민주당이 채 상병 특검법, 민생회복지원금 수용을 거론하자 국민의힘이 답변을 내놓지 않으며 '기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추 원내대표는 13일 국회에서 박 원내대표를 만나 서로 "축하한다"는 말을 건넸다. 양당의 원내대표는 이날 회동 자리에서 22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소통과 협치를 강조했다.

    추 원내대표는 "평소에도 (박 원내대표가) 인품이 훌륭하고 소통 능력이 탁월하다 해서 존경해왔다"며 "오늘 서로 여야의 대표로서 함께 하게 돼 정말 기쁘다. 저 역시 박 원내대표를 잘 모시고 국민이 바라는 의회 정치의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집권 여당의 원내대표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낄 텐데 야당과의 적극적인 소통이 산적한 현안을 풀어가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원내대표 당선을 축하드리고 국민 뜻을 받들어 22대 국회를 함께 만들어가길 희망한다"고 답했다.

    이날 박 원내대표는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추 원내대표를 향해 야당 주도로 법안 처리를 진행 중인 '1인당 25만 원 민생회복지원금 지원'과 '채 상병 특검법'에 관한 수용 방침을 요청하며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박 원내대표는 "경기 침체가 심각한 상황인데 경제에 밝은 추 원내대표가 여당의 사령탑을 맡은 것이 산적한 경제와 민생 문제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자영업자들이 한계 상황에 몰려있다. 시급한 민생 회복 지원 대책이 필요한데 집권여당이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위한 추경 편성 협조 요청에 대답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해병 대원 특검법 때문에 긴장되는 상황인데 이는 총선 민심 수용 여부를 가르는 사안"이라며 "국민의힘이 대통령에 수용을 건의하는 게 민심을 받드는 길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앞서 박 원내대표는 처분적 법률을 통한 민생지원금 지급, 이태원특별법, 양곡관리법 등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한 법안들을 처리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처분적 법률이란 행정부나 사법부 절차를 거치지 않고 직접 국민에게 권리나 의무가 생기게 하는 법률이다.

    이날 민주당 측에서 정치권 최대 쟁점인 민생회복지원금 도입과 채 상병 특검법 수용을 언급하자 국민의힘은 별도의 대답을 내놓지 않으며 미묘한 기류가 흘렀다.

    추 원내대표는 "공개적으로 드릴 말씀은 없다"며 "인사차 상견례 자리로 온 만큼 구체적 사안에 대해 갑자기 훅 들어오고 제가 견해를 얘기하면 우리가 더 이상 대화를 못 하지 않겠나"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화로 전부 잘 풀어낼 수 있을 거란 생각을 갖고 있기에 시간을 좀 갖자"고 제안했다.

    두 원내대표는 모두발언 후 비공개로 대화를 이어갔다. 이들은 비공개 회의 후 기자들에게 "양당 원내대표끼리 일주일에 한 번 식사를 하며 정치 현안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