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계, 연일 '이재명 연임설' 띄우기새 원내대표 하마평에 '친명계' 올라국회의장,법사·운영위원장 독식 예고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고 김문기·백현동 허위 발언'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관련 1심 20차 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서성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고 김문기·백현동 허위 발언'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관련 1심 20차 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서성진 기자
    더불어민주당 내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이 연일 이재명 대표가 당 대표직을 연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친명이 주류가 된 민주당은 국회의장, 법제사법위원장, 운영위원장 등 주요 상임위까지 독식할 것으로 보여 이 대표 체제가 더욱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 대표와 측근들이 당권과 의회 권력을 독차지할 경우 22대 국회도 '이재명 방탄'이 재현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17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이 대표가 원한다면 당 대표를 연임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전 원장은 이틀 전에도 "만약 이 대표가 계속 대표를 한다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친명계 핵심인 정성호 의원도 전날 SBS 라디오에 나와 이 대표 연임설에 대해 "당 내 통합을 확실히 강화할 수 있고 국민이 원하는 대여 투쟁을 확실히 하는 의미에서도 연임을 하더라도 나쁜 카드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예정대로라면 민주당은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열고 새로운 지도부를 꾸리게 된다. 친명계가 차기 당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4개월 앞둔 시점에서 이 대표 연임설을 띄우고 있는 것이다. 당 대표 연임은 당헌·당규상 가능하다. 다만 대선후보가 되려면 대선 1년 전 대표직을 내려놔야 한다.

    민주당은 이른바 '친명횡재 비명횡사' 공천 논란을 겪고도 총선에서 압승하자 이 대표 체제를 공고히 하고 있다. 원외 친명 인사들이 22대 국회에 대거 진입한 상황에서 이 대표의 세력 결집이 유리해 진 것이다. 이 대표가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더라도 차기 지도부는 친명 일색이 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오는 5월 원내대표 선거에도 친명 인사들이 대거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원내대표는 3·4선이 맡는 것이 관례인데, 여기에 속한 민주당 당선인은 44명에 달한다. 그중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서영교·박찬대·김민석·김영진·김병기 의원은 친명계로 분류된다. 민주당이 총선 승리 후 각종 특검법 등을 추진하며 여당을 압박하고 있는 만큼 새 원내대표도 대여 공세에 힘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입법부 수장인 국회의장은 친명계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조정식 사무총장이 거론되고 있다. 추 전 장관은 앞서 '국회의장은 중립이 아니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다만 당 내에서 추 전 장관의 강성 이미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형성되면서 최다선이 국회의장을 맡는 관례에서 벗어나 '5선 대안론'도 거론되고 있다.
  • ▲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종현 기자
    ▲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종현 기자
    민주당은 본회의로 법안을 넘기기 전 마지막 관문 역할을 하는 법제사법위원장까지 차지하겠다고 예고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현재와 같은 상임위 구조라면 법사위원장을 다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맡는 게 맞고 그게 이번 총선의 민심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대통령실을 피감기관으로 둔 '운영위원장'도 민주당이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법사위원장은 법안의 체계·자구 심사 권한을 갖는다. 여당이 추진하는 입법안을 뭉갤 경우 국정 과제 추진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 관례적으로 원내 제1당이 국회의장을 맡으면 법사위원장은 제2당이 맡았으나, 21대 총선에서 압도적 과반을 차지한 민주당이 이 관행을 깨고 모두 독점한 바 있다. 

    이처럼 이 대표와 친명계가 당권과 의회 권력까지 독차지하게 된다면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는 이 대표에 대한 방탄 체제가 강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야권 한 관계자는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광풍이 불고 있다. '이재명당'의 확실한 방탄을 통해 '이재명 방탄 시즌2'가 열릴 것"이라며 "그러다 때가 되면 우수수 떨어지는 날이 올 것이다. 사법부 재판은 그대로 진행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법사위를 다시 민주당이 가져가겠다고 하는 것은 여당을 국정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오만함의 발상"이라며 "입법 폭주를 위한 모든 걸림돌을 제거하겠다는 무소불위의 독재적 발상이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