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진, 성범죄자 변호 논란에 결국 사퇴이재명, 과거 '조카 살인 변호' 재조명조카 김모 씨, 모녀 총 37회 칼로 찔러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지난 20일 오후 인천 서구 정서진중앙시장을 방문해 취재진과 만나 발언을 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지난 20일 오후 인천 서구 정서진중앙시장을 방문해 취재진과 만나 발언을 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더불어민주당 서울 강북을 후보였던 조수진 변호사가 22일 과거 성범죄자를 변호했다는 사실이 논란이 되자 후보직을 사퇴했다. 그는 "제가 완주한다면 선거 기간에 이 논란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이 같은 논란에 덩달아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조카 살인사건 변호' 이력도 다시 주목받는다. 여권에서는 인천 계양을에 출마한 이 대표 역시 후보직을 내려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표의 '조카 살인 변호'에 대한 구체적 내용은 2021년 대선을 앞두고 뉴데일리가 입수한 판결문을 통해 세간에 알려졌다(참고기사:[단독] PC방 살해사건 땐 "정신질환 감형에 분노" 외쳤던 이재명… '여자친구 살해' 조카에겐 "심신미약 감형" 요구했다). 

    이 대표의 조카 김모 씨는 2006년 헤어진 여자친구 A 씨의 자택에서 A 씨와 A 씨 모친을 각각 19회 18회씩 칼로 찔러 사망케 했다. 그는 사건 직전 칼과 테이프 등 범행도구를 미리 구입했다. 계획된 범죄였음을 보여주는 정황이었다.

    김 씨의 1·2심 재판 변호인은 이 대표였다. 이 대표는 당시 1심 재판 과정에서 "김 씨가 범행 당시 충동 조절 능력의 저하로 심신미약의 상태에 있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재판부는 김 씨의 범행이 계획된 범죄였다는 점, 범행 수법의 잔인함, 사건에 따른 A 씨 부친의 상해 및 후유증이 중대하다는 점 등의 이유로 김 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김 씨는 2007년 항소심에서도 무기징역을 받았고 형은 그대로 확정됐다.

    이 대표는 해당 사건을 '데이트 폭력'으로 지칭했다가 피해자 유족 측으로부터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그는 2021년 11월 소셜미디어에 "제 일가 중 일인이 과거 데이트 폭력 중범죄를 저질렀는데 그 가족이 변호사를 선임할 형편이 못 돼 제가 변론을 맡을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유족 측은 "살인 범죄를 '데이트 폭력'이라고 표현해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며 이 대표를 상대로 1억 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이 대표는 1·2심에서 승소했고 유족 측은 상고한 상황이다. 

    대선 후보였던 이 대표의 조카 변호 이력은 대선 과정에서 꼬리표처럼 붙어 다녔다.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대선 직전인 2022년 2월 열린 한 TV 토론에서 이 대표에게 "조카가 여자친구와 어머니를 37번 찔러서 잔혹하게 살해한 사건을 이 후보가 맡아서 데이트 폭력·심신미약이라고 하고, 딸이 보는 앞에서 엄마를 회칼로 난자해서 살해한 흉악범을 심신미약·심신상실이라고 변호했다. 이렇게 여성 인권을 무참히 짓밟으면서 페미니즘을 운운하는데, 만약 이런 분이 지도자가 되면 과연 젊은이들이 아이를 낳고 싶은 나라가 되겠나"고 지적했다.

    이에 이 대표는 "변호사라는 직업 자체가 범죄인을 변호하는 일이라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었다고 해도, 저의 부족함이었다고 생각하고 피해자 여러분께는 사죄의 말씀을 다시 드린다. 그러나 페미니즘과 이건 상관이 없다. 변호사의 윤리적 직업과 사회적 책임, 이 두 가지가 충돌하는 문제니까 좀 분리해서 말씀해주면 좋겠다"고 맞받아쳤다.  

    국민의힘은 이번 조 변호사의 논란을 계기로 이 대표의 조카 변호 이력을 다시 소환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21일 대구 달서구 윤재옥 원내대표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가해자를 옹호하고 피해자에게 2차 가해했던 행동들이 저 당에서는 용인될 수 있는 것"이라며 "이 대표도 자기 조카가 잔인하게 자기 사귀던 사람의 가족을 죽인 사안에 대해 데이트 폭력이라고 하고 그걸 변호했던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저 사람들 생각은 조 변호사 하나가 특이한 게 아니라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인 것"이라며 "초등학생이 강간 피해를 당했는데 아버지가 그랬을 수 있다는 식으로 변호를 하는 경우는 상식적으로 없다"고 덧붙였다.

    '인권 변호사'를 경력으로 내세웠던 조 변호사는 과거 다수의 성범죄 가해자 변호를 한 사실이 알려져 여론의 지탄을 받았다. 그는 지난해 초등학생을 성폭행해 성병에 걸리게 한 태권도장 사범의 2심 변호를 맡았다. 당시 조 변호사는 피해 어린이가 아버지 등과의 성관계로 인한 성병 감염 가능성을 제기했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고, 대법원은 피고인에게 징역 10년 형을 확정했다. 

    이 외에도 조 변호사는 2018년 술에 취해 잠든 여성을 성폭행한 남성을 변호하고 2021년에는 여성 208명의 몰래카메라를 찍고 음란물 사이트에서 불법 촬영물을 다운로드한 남성을 변호했다. '인권 변호사'라는 간판과 어울리지 않는 조 변호사의 이력에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그의 행보는 사회적 약자로서의 여성, 그중에서도 미성년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또 다른 올가미를 씌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조 변호사와 마찬가지로 이 대표도 국민 상식과 반하는 반인륜적 변론을 한 것 아니냐"며 "동일한 비판의 잣대를 이 대표에게 내밀면 이 대표도 후보 자격이 없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