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수 성균관장 "인륜 붕괴되는 것은 하지 말자는 것""4촌은 유전 문제 있는데 5촌은 괜찮다는 논리 황당"최 관장, 박성재 법무부장관 면담 신청
  • ▲ 최종수 성균관장. ⓒ연합뉴스
    ▲ 최종수 성균관장. ⓒ연합뉴스
    정부가 친족 간 혼인 금지 범위를 8촌에서 4촌 이내로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을 두고 유교 단체들의 반발이 크게 확산하고 있다.

    유교의 본산인 성균관은 인륜이 무너질 것이라며 검토 자체를 즉각 중단하라며 반발하고 나섰고 전국의 유림들은 대규모 상경집회까지 추진하고 있다.   

    6일 성균관유도회총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5일부터 김기세 성균관 총무처장과 박광춘 성균관유도회총본부 사무총장 등 유림들은 혼인 금지 범위 축소와 관련한 법무부의 연구 용역 철회를 촉구하며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릴레이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최영갑 성균관유도회총본부 회장과 최종수 성균관장은 박성재 법무부장관에게 면담을 신청한 상태다.

    최 관장은 면담 신청에 이어 6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가정파괴, 인륜이 붕괴되는 것은 하지 말자는 것"이라며 혼인 금지 범위 축소에 대한 반대 입장을 거듭 밝혔다.

    최 관장은 방송에서 "고조할아버지 자손끼리 만나면 8촌이고 만약 4촌으로 제한을 한다면 5촌이면 당숙이거나 당숙모"라며 "이 것은 유교 전통에 대한 문제가 아니고 우리 전 국민이 가진 보편적인 가치 기준"이라고 주장했다.

    또 "4촌끼리 결혼하면 유전적으로 문제가 있는데 5촌부터는 괜찮다는 논리가 있다는 게 황당하다"며 "바로 4촌의 아들이 5촌인데 거기서 혼인을 하면 괜찮다는 논리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6촌과 7촌, 8촌도 혈족이기 때문에 대가 내려가도 근친혼을 하면 근친혼의 피해가 상당히 나타난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또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5촌 고모와 혼인을 한다, 4촌이 사돈이 된다, 당숙이 남편이 된다, 가정 파괴를 하고 인륜이 붕괴되는 이런 것을 하지 말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관장은 "사랑도 혼인도 다 본인의 선택이다. 그럼 왜 수십만명 중에 가까운 근친을 택해야 되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외국의 사례를 따를 필요는 없다. 우리는 우리의 우수한 가족문화, 전통문화가 있고 또 우리 가정을 중심으로 해 효가 충만한 그런 가정을 이뤄나가는데 우리 모두 힘을 합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법무부는 혼인 금지 범위를 4촌 이내로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위한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이는 최근 헌법재판소가 2022년 10월 8촌 이내 혈족 간 혼인을 일률적으로 무효로 보는 민법 조항(815조 2호)이 혼인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데 따른 것이다. 헌재는 오는 12월31일까지 해당 조항을 개정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성균관과 전국의 유림들은 "가족을 파괴하는 행위"라며 즉각 검토를 중단하라는 성명을 내며 반발했다.

    한편 법무부는 지난달 28일 "친족 간 혼인 금지에 관한 기초조사를 위해 다양한 국가의 법제 등에 대해 전문가 연구 용역을 진행하는 등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아직 개정 방향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