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대표도 "스스로 선택" 험지 출마 촉구 수순대구 고려하던 이준석, 與 상승세에 수도권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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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개혁신당 공천관리위원장이 여의도 복귀 초반부터 이준석 대표의 TK(대구·출마) 지역 출마를 언급했다. 이 대표는 김 위원장 선임으로 어려움에 빠진 개혁신당 분위기를 바꿀 것으로 예상하나, 상승세인 국민의힘 핵심 지지층인 TK 출마를 압박받을 것으로 전망된다.김 위원장은 2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대표는 스스로가 어디에 출마하는 것이 가장 적합한가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그쪽(TK)이 좀 유리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이어 "이 대표는 당내 기반이 하나도 없었지만 국민의힘 대표가 됐다. 지금 (국민의힘이) 그 싹을 제대로 키우지 못하고 중간에 잘라버려서 아주 모양이 이상하게 됐다"며 "이 대표가 다시 살아나기 위해서는 국민이 다시 이 대표를 살릴 수 있는 가장 유리한 쪽이 TK 아닌가"라고 덧붙였다.그러면서 "TK가 이 대표 고향인 데다 보수 성향이 강한 곳에서 소위 '정치 신인을 양성해 달라'는 측면으로 호소하면 먹힐 수 있지 않나라고 생각한다"고 했다.이 대표는 지난해 12월 국민의힘 탈당을 선언한 후 두 달 넘게 자신의 출마 지역구를 확정하지 않고 있다. 창당 당시에는 대구 출마에 불을 붙였다가 최근엔 경기 수원·평택 등 이른바 '반도체 벨트' 출마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여권 안팎에선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취임 후 보수 지지층이 결집하자 TK에서 살아남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당 지도부로서 험지에 출마한다는 '명분'은 내세울 수 있지만 또다시 원내 진입에 실패할 경우 '여의도 주류'로 남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다.실제 영남권에서는 개혁신당에 대한 관심도가 상당히 낮은 편이다. 한 TK 국민의힘 의원은 통화에서 "TK에서 개혁신당의 출현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시민은 많지 않다"며 "무슨 의미가 있겠나"라고 말했다.김 위원장이 '스스로의 선택'을 강조했지만, 여의도 복귀 첫날부터 이 대표의 TK 출마를 강조하며 지역구 선택에 대한 압박은 거세질 전망이다. 김 위원장은 이 대표의 비례대표 출마에 대해서도 "스스로가 판단할 일이지 제가 얘기할 수 없다"고 지역구 선택권을 전적으로 이 대표에 일임했다.다만 이 대표는 대구 출마에 대해 "김 위원장의 그런 발언은 정권 심판이나 보수의 적장자론을 가지고 정면 승부하자는 말씀 같다"며 "다 틀 안에 놓고 검토한다"고 에둘러 답했다.개혁신당은 이날 제22대 총선 공관위 구성을 완료했다. 공관위에는 피부과 의사이자 바른정당 창당 당시 조직강화특별위원으로 활동한 함익병 원장이 포함됐다. 이신두 전 서울대 교수, 국회의원 보좌관을 지낸 김영호 변호사, 경민정 전 경북 울주군 의원, 송시현 변호사 등도 합류했다. 당직자 중에서는 김철근 사무총장이 들어갔다.개혁신당 공관위는 강력범죄·성범죄·뇌물·마약·아동 청소년 관련 범죄 등을 공천 부적격 기준으로 세웠다. 병역기피와 탈세, 직장 내 괴롭힘과 학교폭력 등을 비롯해 음주운전에 대해서도 거대 양당과 비교해 강도 높은 원칙을 적용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