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의료개혁' 자신감엔 압도적인 국민 지지 여론이번에 밀리면 '정권 레임덕'…3대 개혁도 불가능
  •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전공의 등 의사단체들의 집단행동에도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골자로 한 의료개혁 추진에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은 압도적인 국민 지지 여론이 뒷받침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은 국가안보, 치안과 함께 국가가 존립하는 이유이자 정부에게 주어진 가장 기본적인 헌법적 책무"라며 의료개혁 추진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의대 증원에 반대해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서를 제출하고 의대생들이 집단 휴학을 결의한 데 대해선 "의료 현장의 주역인 전공의와 미래 의료의 주역인 의대생들이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볼모로 집단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의료 현장의 주역인 전공의와 미래 의료의 주역인 의대생들이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볼모로 집단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의대정원 증원 규모에 대해선 "2000명 증원은 말 그대로 최소한의 확충 규모라고 할 수 있다"며 "의대 증원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고 말했다.

    ①국민 76% "의대 정원 확대 긍정적"

    윤 대통령이 강경 대응할 수 있는 것은 의료개혁에 대한 국민 여론이 우호적이기 때문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13~15일 전국 성인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76%는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해 '긍정적인 점이 더 많다'고 답했다. 반면 '부정적인 점이 더 많다'는 응답은 16%에 불과했다. 국민의힘 지지자의 81%, 더불어민주당 지지자의 73%가 각각 '긍정적'이라고 답해 정치적으로도 이견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단체(한국다발골수종환우회·한국루게릭연맹회 등 6개 중증질환 관련 단체), 노조(보건의료노조), 시민단체(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사회 각계에서 의사들의 집단행동을 '집단 이기주의'로 규정하며 비판하고 있다.

    ②의료개혁 무산되면 '레임덕' 위기감

    대통령실 내부에선 이번 의료 개혁이 의사 단체의 집단 행동에 밀려 무산될 경우 국정 레임덕까지 올 수 있는 엄중한 사안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 때문에 연금, 교육, 노동 등 윤석열 정부 3대 개혁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의료 개혁을 완수해 3대 개혁 추진 동력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윤 대통령은 노동 개혁의 경우 대기업 강성노조의 총파업 예고 등 거센 저항에도 불구하고 '강골 검사' 특유의 추진력으로 밀어부쳐 양대 노조의 회계장부 공개 등을 관철한 바 있다.

    이번 의료개혁에서도 윤 대통령이 '강골 검사'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전날에도 참모진으로부터 의사 단체 집단행동에 대해 보고 받은 뒤 "지난 정부처럼 지나가지 않겠다"며 "의료계는 국민을 이길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의료 개혁마저 좌초된다면 기존 3대 개혁도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③'개혁 실행한 대통령' 文 등 전임 대통령과 차별화

    '개혁을 실행한 대통령'으로 남아 문재인 등 전임 대통령들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실제 김대중, 박근혜, 문재인 정부 집권 때도 의료개혁이 추진됐지만, 의사단체들이 집단행동에 나서면서 무산된 바 있다. 지난 2014년 원격의료 도입 철회, 2020년 의대 증원 무산이 대표적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지난 2022년 7월 서울 '빅5' 병원(서울대·세브란스·서울성모·삼성서울·서울아산병원) 중 한 곳(아산병원)의 간호사가 병원에서 일하다 쓰러졌다가 의사가 없어 수술을 받지 못하고 사망한 사건을 언급하며 "우리나라 필수 의료의 심각한 상황을 여실히 보여준 사건이었다"며 의료개혁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의료개혁이 시급한데도 역대 어떤 정부도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 채 30년 가까이 지났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지역필수의료체계의 붕괴는 지역에 사는 국민들의 건강과 안전이 매우 위험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그럼에도 정부는 지난 27년 동안 의대 정원을 단 1명도 늘리지 못했고, 오히려 2006년부터는 의대 정원이 줄어서 누적 합계 7000여 명의 의사를 배출하지 못했다"고도 했다.

    ④의료개혁 성공하면 한미동맹 복원 이상 최대 업적

    정치권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의료개혁에 성공한다면 한미동맹 복원 이상으로 재임 최대 업적이 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2022년 5월 용산 대통령실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취임 후 첫 한미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문재인 정부에서 틀어졌던 한미동맹 복원 물꼬를 텄다. 한미 정상은 한반도 주변 한미 합동훈련 확대, 확장억제전략협의체 재가동, 한미 양국간 경제안보대화 신설 등에 합의했다. 

    이듬해인 2023년 4월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선 미국의 확장억제 운영방안을 구체적으로 적시하고, 한미 간 차관보급 상설협의체 핵협의그룹(NCG) 신설 등 내용을 담은 '워싱턴 선언'이 채택됐다.

    같은해 8월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에선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캠프 데이비드 정신(The Spirit of Camp David·정신)', '캠프 데이비드 원칙(Camp David Principles·원칙)', '3자 협의에 대한 공약(Commitment to Consult·공약)' 등 3건의 문건을 채택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동맹 복원뿐 아니라 문재인 정부에서 악화된 한일 관계를 정상화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지난해 셔틀 외교 재개에 합의하고 총 7차례 정상회담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