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발 정밀 감정 결과는 '음성', 다리털은 '감정불가'물증 확보 실패… 이선균·지드래곤 혐의 입증 어려워져
  • ▲ 마약 투약 혐의로 입건된 배우 이선균이 시약검사 1주일 만인 지난 4일 오후 인천 논현경찰서에 출석하고 있다. ⓒ인천=서성진 기자
    ▲ 마약 투약 혐의로 입건된 배우 이선균이 시약검사 1주일 만인 지난 4일 오후 인천 논현경찰서에 출석하고 있다. ⓒ인천=서성진 기자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가 지난 9월부터 내사를 벌이다 지난달 23일 배우 이선균(48)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하면서 본격적으로 수사를 시작한 '연예계 마약 투약 의혹 사건'이 사실상 용두사미로 끝날 조짐이다.

    앞서 구속한 'G업소' 전 실장 A씨(29·여)의 진술을 토대로 총 10명을 수사망에 올린 경찰은 이 중 5명을 입건했으나 나머지 5명은 여전히 내사 중인 상태다.

    문제는 이번 사건에서 핵심 피의자로 지목된 이선균과 '빅뱅' 출신 가수 지드래곤(35·권지용)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정밀 감정'과 '소변 간이 시약 검사'에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으면서 경찰이 물증도 없이 성급히 수사를 벌인 게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는 것.

    이선균, '간이 검사' '정밀 감정' 음성… 혐의 불확실

    지난달 28일 이선균을 인천논현경찰서로 불러 '마약 진단 키트'로 소변 간이 시약 검사를 진행한 경찰은 이선균의 체모 샘플을 채취해 국과수에 정밀 감정을 의뢰했다.

    검사 결과는 모두 '음성'이었다. 소환 당일 실시한 간이 시약 검사에서 음성 판정이 나온 데 이어 '모발'은 물론 '다리털'에서도 마약 양성 반응이 나오지 않은 것.

    15일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국과수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대마·향정) 혐의로 입건된 이선균의 다리털을 정밀 검사한 결과 "(체모) 중량 미달로 (마약류) 감정이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모발의 경우 8~10cm 길이 '100가닥'을 채취해 충분한 검사를 진행할 수 있었던 반면, 다리털은 체모량이 많지 않아 "정밀 감정이 어렵다"는 판정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4일 진행한 2차 소환조사에서 이선균의 체모를 추가로 채취하지 않았던 경찰은 국과수가 이선균의 다리털에 대해 '감정불가' 판정을 내림에 따라, 추후 3차 소환조사에서 다리털을 재채취해 정밀 감정을 의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당초 이선균의 내사 소식이 알려진 후 다수 언론은 '이선균이 올해 초부터 1년간 A씨의 자택에서 마약류를 여러 차례 투약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고 전하며 상습투약 가능성을 거론했으나, 간이 시약 검사와 모발 정밀 감정에서 '음성' 판정이 나옴에 따라 상습투약은커녕 단순투약 여부조차 가리기 힘든 상황이 되고 말았다.

    물론 다리털의 경우 '중량 미달'로 최종 판정이 보류된 상태나, 앞서 진행한 모발 검사에서 음성이 나왔다는 점에서 추가 감정에서도 양성이 나오긴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드래곤, 간이 검사 음성… 마약 투약 혐의 부인

    이선균과 같은 혐의로 입건된 지드래곤도 '소변 간이 시약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으면서 조금씩 혐의를 벗어나는 모습이다. 앞서 경찰이 법원에 신청한 '통신내역 압수수색 영장'이 "범죄 사실 소명 부족"으로 기각되고, 지드래곤이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나서면서 '경찰이 물증도 없이 수사를 벌였다'는 비난마저 나오는 상황이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관계자는 지난 13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현재까지 (마약 간이 시약 검사) 음성이 나왔다고 해서 무리한 수사라고 단정하는 것은 다소 무리한 판단"이라며 "명백한 증거를 확보하기 전인 입건 전 조사(내사) 단계에 해상 사실이 알려져 수사가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적법한 절차에 따라 계속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명확한 물증 없이 진술만 가지고 수사에 착수한 게 아니냐'는 취재진의 지적에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수사 대상자가 다른 사람 범죄에 대해 진술할 때 확인하지 않을 수 없으니 입건 전 조사를 한 것인데 그 내용이 알려졌다. 이게 죽이 될지 밥이 될지 모르는 상황인데 언론에 알려진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