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비법률적 방식으로 명예 회복"→ 9일 '文 평산책방'에서 작가 사인회"정권교체는 제게 명예회복… 앞으로 열심히 살아보겠다" 총선 출마 시사
  • ▲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정상윤 기자
    ▲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정상윤 기자
    '자녀 입시 비리 사건'으로 표리부동한 고위공직자의 민낯을 여실히 드러냈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사실상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둔 행보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 6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총선에 출마하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재판에서 어렵다면) 비법률적 방식으로 저의 명예를 회복하는 길을 찾아야 하지 않나"고 답해 논란을 일으킨 조 전 장관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좀더 구체적인 생각을 밝혔다.

    당시 방송에서 자신이 "비법률적 방식의 명예회복"이라는 표현을 쓴 것을 두고 "총선이 개인 명예회복 하는 자리냐?"는 비난을 받았다고 밝힌 조 전 장관은 "맞다. 총선은 개인 명예회복의 자리가 아니"라면서도 "'명예회복'이라는 표현은 저와 제 가족만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민주와 민생, 나라의 정상성을 회복해야 한다는 의지도 담겨있는 표현으로 이해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권교체는 저에게도 가장 큰 '명예회복'"

    조 전 장관은 "국민이 부여한 검찰권을 오남용해 '대한검국'을 만든 윤석열 검찰독재정권에 빼앗긴 대한민국의 명예도 회복해야 한다"며 "임박한 총선은 무도하고 무능한 검찰독재의 지속을 막고 무너지는 서민의 삶을 살릴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하는 결정적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국 사태'의 여파가 강했던 상황에서 이루어진 2020년 총선 대승에 이어, 2024년 총선도 확실한 승리를 거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조 전 장관은 "총선에서 민주당을 필두로 민주진보진영이 승리해 윤석열 검찰독재정권을 정치적·법적으로 심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역설했다.

    조 전 장관은 "이러한 맥락에서 윤석열 검찰독재정권의 심판, 민주진보진영의 총선 승리, 절대 다수 국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한 정권교체 등은 제 개인에게도 가장 큰 '명예회복'이 될 것"이라며 다가오는 총선에서 어떤 식으로든 민주당에 힘을 보태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SNS와 유튜브 방송 등으로 '총선 승리'와 '정권 교체'를 언급하며 출마 의지를 내비친 조 전 장관은 지난 9일 문재인 전 대통령이 운영하는 경남 양산의 '평산책방'으로 내려가 저서 '디케의 눈물' 사인회를 열고, 이튿날에는 부산에서 '북콘서트'까지 개최하는 등 대외활동의 폭을 넓히고 있다.

    평산책방에서 문 전 대통령을 만난 조 전 장관은 "여러 가지로 부족한 사람이 시민 여러분 성원 덕에 여기까지 왔다. 앞으로 열심히 살아보겠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조국 '정치적 행보'에‥ 민주당 '거리두기'

    이 같은 조 전 장관의 적극적인 행보에 더불어민주당은 그의 출마가 역풍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모습이다.

    친명(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김영진 의원은 지난 7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정치와 국회의원 출마가 명예회복의 수단은 아니"라며 조 전 장관의 출마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고, 비명(비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이원욱 의원은 10일 MBC '뉴스외전'에서 "조 전 장관이 정당을 만들고 정치의 전면에 부강하면, 민주당이 공정의 가치를 잃어버린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특히 이 의원은 "(공정의 가치를 잃어버린 것이) 그게 조 전 장관으로부터 시작됐는데, 이번에 조 장관이 1심에서 유죄를 받고 재판이 남아 있는데 그 상태에서 (민주당에) 들어오면 이재명에 이은 방탄이라는 지탄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자녀 입시 비리 등으로 1심서 '징역 2년'


    조 전 장관은 부인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와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에 재학 중이던 아들 조모 씨의 시험을 대신 쳐 준 정황이 드러나면서 '자녀 입시 비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조씨는 2016년 10월, 12월 가족 채팅방에서 온라인 시험 일정을 사전에 공유했다. 조씨가 '아빠 저 1시에 시험 봐요'라는 메시지를 보내자 조 전 장관은 "아빠 준비됐다. 문제 보내주면 나는 아래에서 위로, 너는 위에서 아래로, 당신(정 전 교수)은 마음대로"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 전 장관 부부가 아들 조씨의 미국 조지워싱턴대 입시에 직접 관여했을 뿐 아니라, 재학 기간 전반에 걸쳐 온라인 시험 대리와 과제 대필 등으로 아들의 성적 관리를 해온 것으로 보고 있다.

    조 전 장관은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현재 항소심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