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 설치된 정율성 흉상 강제 철거…경찰 수사 착수보수 유튜버 "광주시 정율성 기념사업 철회 안해서 철거"
  • ▲ 광주 남구 정율성거리 앞에 조성된 흉상. ⓒ정상윤 기자
    ▲ 광주 남구 정율성거리 앞에 조성된 흉상. ⓒ정상윤 기자
    광주광역시에 설치된 정율성 흉상이 강제 철거됐다. 밤중에 흉상을 철거한 보수 유튜버는 2일 경찰에 입건됐다.

    광주 남부경찰서와 남구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4분 남구 양림동 정율성거리에 있는 정율성 흉상이 쓰려져 있다는 시민의 제보가 접수됐다. 신고 당시 흉상은 단상에서 분리돼 바닥으로 떨어진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보수 성향의 유튜버 윤모씨는 자신의 채널을 통해 "지난 1일 밤 정율성 흉상에 밧줄을 묶은 뒤 트럭으로 당겨 철거했다"고 밝혔다.

    그는 "광주시에 정율성 기념사업 철회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철거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히며 경찰에 자진 신고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광주에 의인이 많은데, (정율성 사업 등을 통해) 광주가 오히려 공산주의를 기념하는 전초기지가 됐다"라며 "동상을 다시 세우는 사람은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찰은 오는 3일 윤씨를 경찰서로 소환해 구체적 사건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정율성 동상은 지난 2008년 광주광역시 남구 양림동에 조성된 정율성 거리 입구에 세워졌다. 중국 청년단체가 제작해 광주 지역 청년단체에 기증한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1914년 광주에서 태어난 정율성은 중국 인민해방군을 상징하는 군가 '팔로군 행진곡'을 작곡하고, 6·25전쟁 당시 중공군 측에서 참전한 광주 출신 작곡가다.

    광주시가 동구 불로동 878㎡에 48억원을 투입해 올 연말까지 '정율성 역사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라는 사실이 지난 8월14일 알려져 한차례 논란이 됐다.

    이에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도 "'오월 정신'을 간직하고 있는 광주가 시민들의 혈세를 들여 기념해야 할 만한 인물이 과연 누구여야 하나"라고 반문한 박 장관은 "하늘에서 정율성 찬양 미화작업을 지켜보고 계실 독립지사와 호국·민주화 영령들이 얼마나 통탄할지 부끄럽다"고 개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