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균용 대법원장 후보 지명 다음날 내부 게시판에 글 올려"대법원장 자격 갖춘 인물인지 살펴볼 테니 제보를 요청한다"직원들 "노조가 아니라 국회 청문회에서 할 일 아닌가" 지적
  • 법원직원노조가 이균용 대법원장후보자가 "대법원장 자격을 갖춘 인물인지 꼼꼼하게 살펴볼 테니 다양한 제보를 요청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려 논란이 되고 있다.

    25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법원직원노조 간부 A씨는 이 후보자가 지명된 다음날인 지난 23일 이 같은 내용의 글을 내부 게시판에 올렸다.

    대법원장후보자와 관련해 법원노조가 제보를 통해 검증하겠다며 직접 나선 것은 유례 없는 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게시글에는 동조하는 댓글과 동시에 반박하는 댓글도 달리고 있다고 한다.

    직원 B씨는 "이 후보자는 윤석열 대통령과 특별한 인연으로 발탁됐고 서울대 법대 동문끼리 폭탄주도 즐겨 마신 것으로 보인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B씨는 "사법 농단의 주역이 민사판례연구회 출신이었기에 또다시 걱정된다"는 내용의 글도 작성했다고 한다.

    이들의 주장에 "선을 넘었다"는 등 반박하는 댓글이 다수 달리며 현재까지 찬반논쟁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 C씨는 "대법원장이 살아온 과정은 분명히 살펴봐야겠지만, 이는 법원노조가 할 일이 아니라 국회 청문회에서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직원 D씨는 "왜 노조가 국회 법사위처럼 행동하려 하는가. 왜 먼저 선동하는 행동을 하는가"라며 "(제보 요청 글을 올린 노조 간부가) 정치를 꿈꾸고 있느냐. 그렇다면 틀렸다"고 비판했다.

    D씨는 "법원노조가 잘하고 있는지 아니면 월권행위를 하고 있는지 제보를 받아보면 어떻겠나"라며 "부디 노조가 해야 할 일만 정해서 추진해 달라"고 꼬집었다.

    지난 22일 차기 대법원장으로 지명된 이 후보자는 서울남부지법원장·대전고법원장 등을 거쳐 현재 서울고법 부장판사로 재직 중이다.

    대통령실은 인사 발표를 통해 이 후보자를 "32년간 오로지 재판과 연구에만 매진해온 정통 법관"이라고 소개했다.

    이 후보자는 1962년 경남 함안 출신으로, 부산 중앙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연수원(제16기) 수료 후 1990년 서울민사지방법원에서 판사생활을 시작했다.

    대표적인 보수 성향 법관으로 분류되는 이 후보자는 법원 내 엘리트 법관 모임인 '민사판례연구회' 출신이다. 일본 게이오대에서 두 차례 연수한 경험이 있어 일본 법조인들과 교류하는 등 법원 내에서 대표적인 지일파(知日派)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