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무너진 사법 신뢰와 재판 권위 회복하겠다""尹은 친한 친구의 친구… 그냥 아는 사이 정도"
  • ▲ 이균용 신임 대법원장 후보자가 김명수 대법원장과 면담을 위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 도착해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균용 신임 대법원장 후보자가 김명수 대법원장과 면담을 위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 도착해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균용 신임 대법원장후보자가 지명 후 첫 일성으로 사법부의 신뢰 회복을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앞에서 "최근 무너진 사법 신뢰와 재판의 권위를 회복해 자유와 권리에 봉사하고 국민 기대와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국민 눈높이에 맞는 바람직한 법원이 무엇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성찰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이 후보자는 관례에 따라 김명수 대법원장과 면담하기 위해 대법원을 찾았다.

    이 후보자는 '사법부 신뢰 저하와 정치화에 관한 생각'을 묻자 "제가 과거 신문에 썼던 글 이상으로 말씀드릴 것이 없다"며 "재판의 공정성과 중립성은 어느 나라에서나 사법제도의 기본"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대전고등법원장으로 재직하던 지난해 12월 대전지방변호사회지 <계룡법조> 12호에 기고한 '인문학의 광장에서 법관의 길을 묻는다'는 제목의 글에서 "우리 사법은 신뢰를 잃어가는 심각한 지경에 놓여 있다"며 "법관은 특정한 정치적이거나 가치적인 입장에 지나치게 강하게 관련되지 않도록 의식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과의 친분과 관련한 질문에 이 후보자는 "친한 친구의 친구이다 보니까, 그리고 당시 서울대 법과대학 160명 중 고시 공부하는 사람이 몇 안 됐다"며 "그냥 아는 정도이지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재판과 연구에만 매진해온 정통 법관"

    윤 대통령은 22일 차기 대법원장으로 이균용 후보자를 지명했다. 이 후보자는 서울남부지법원장·대전고법원장 등을 거쳐 현재 서울고법 부장판사로 재직 중이다.

    대통령실은 인사 발표를 통해 이 후보자를 "32년간 오로지 재판과 연구에만 매진해온 정통 법관"이라고 소개했다.

    이 후보자는 1962년 경남 함안 출신으로, 부산 중앙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연수원(제16기) 수료 후 1990년 서울민사지방법원에서 판사생활을 시작했다. 일본 게이오대에서 두 차례 연수한 경험이 있어 일본 법조인과 교류하는 등 법원 내에서 대표적인 지일파(知日派)로 평가된다.

    이 후보자는 사법부 안에서는 보수 성향의 법관으로 분류되며, 법관들의 모임으로 꼽히는 민사판례연구회 회원으로 활동했다.

    이 후보자가 취임하면 대법관 13명으로 구성된 대법원 전원합의체 구성이 중도·보수 8명 대 진보 5명 구도로 바뀐다.

    이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와 본회의 임명동의안 표결을 거쳐 다음달 24일 퇴임하는 김명수 대법원장 후임으로 6년 임기를 시작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