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상측 "거짓말 탄로나 진술 붕괴 위기" 지적유동규 "정진상씨! 이렇게 해도 되겠느냐" 고함
  • ▲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서성진 기자
    ▲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서성진 기자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측의 진술 신빙성 지적에 법정에서 고함을 치며 흥분한 모습을 보였다. 유 전 본부장은 억울함을 호소하며 눈물을 보였고, 이내 가슴 통증도 호소하자 재판이 조기 종료됐다.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조병구)는 정 전 실장의 뇌물 혐의 공판에서 유 전 본부장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했다. 이날은 정 전 실장이 보석으로 석방된 후 진행된 첫 공판이기도 했다.

    정 전 실장 측 변호인은 유 전 본부장이 지난해 돌연 작심한 듯 자백한 이유를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대장동 사건 핵심 인물인 유 전 본부장은 지난해 10월5일 검찰 조사 이후 태도를 바꿔 정 전 실장에게 뇌물을 공여한 구체적 사실을 진술하기 시작했다.

    변호인은 유 전 본부장이 밝힌 뇌물의 액수, 전달한 방식과 경위 등이 계속 바뀌고 있다며 이를 캐물었다. 변호인이 "2014년 정 전 실장에게 5000만원을 언제, 어디서 줬냐"고 묻자 유 전 본부장은 "2014년 5월 김만배 씨에게 정자동에서 돈을 받은 후 정 전 실장 집 앞으로 가서 줬다"고 답했다.

    그러자 변호인은 "증인은 지난해 10월 검찰 조사에선 정 전 실장이 돈을 요구하지 않았는데도 찾아가서 줬다고 했으면서 왜 진술을 번복하냐"고 지적했다.

    이에 유 전 본부장은 "사실대로 다 말하고 있다"고 담담하게 응수하면서도 계속되는 추궁에 평정심을 잃고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변호인이 "거짓말이 탄로나 진술이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고 쏘아붙이자 유 전 본부장은 정 전 실장을 노려보며 "정진상씨! 이렇게 해도 되겠느냐! 기억 안 납니까!"라고 고함을 쳤다. 그러나 정 전 실장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이어 유 전 본부장은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눈물을 보이며 호흡 곤란을 호소했고, 재판부는 유 전 본부장의 고혈압 증세를 감안해 이날 재판을 조기 종료했다.

    정 실장은 대장동 민간업자들의 각종 사업 편의를 제공한 대가로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7회에 걸쳐 총 2억4000만원을 수수하고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 등으로부터 천화동인 지분 중 428억원을 약정받은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