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당원 100%로 뽑으니 이 사태 발생… 尹이 당 장악"당 일각 "말도 안 돼… 본인이 왜 당원 마음 못 얻나 봐야"
  • ▲ 유승민 전 의원.ⓒ이종현 기자
    ▲ 유승민 전 의원.ⓒ이종현 기자
    유승민 전 의원이 24일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윤 대통령께서 반성을 하시고 미국 갔다 오시면 국정쇄신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근 국민의힘이 각종 '설화' 논란 등으로 집권여당으로서 중심을 잡지 못하자 윤 대통령을 향해 책임론을 제기한 것이다.

    유승민 "이런 식으로 당 장악하면 도움 안 돼"

    유 전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전당대회에) 안 나가기 잘했다"며 "왜냐하면 당원 100%로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뽑으니까 이 사태가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이어 "윤 대통령께서 이런 식으로 당을 장악하는 것이 결국 본인한테도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당원 100%로) 뽑으니 대표가 대통령의 하수인같이 국민 눈에 비치고, 저렇게 매일 사고 치는 최고위원들을 뽑게 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이 언급한 '매일 사고 치는 최고위원들'은 발언으로 구설에 오른 김재원·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수석으로 지도부에 입성한 김 최고위원은 ▲'5·18 정신은 헌법 수록 불가능' ▲'전광훈이 우파 진영을 전부 천하통일' ▲'제주 4·3사건 기념일은 3·1절과 광복절보다 조금 격이 낮은 기념일 내지 추모일' 등의 발언으로 빈축을 샀다.

    태 최고위원도 '돈 봉투 의혹'에 휩싸인 민주당을 종교단체 'JMS'에 빗대 "Junk(쓰레기)·Money(돈)·Sex(성) 민주당. 역시 JMS 민주당"이라고 비판해 구설에 오른 바 있다.

    이처럼 국민의힘이 지도부 인사들의 각종 '설화'로 골머리를 앓는 상황에서 '비윤(非尹)계'로 분류되는 유 전 의원이 윤 대통령을 향해 책임론을 제기하며 비판에 나선 것이다. 윤 대통령은 24일 미국 국빈방문을 위해 출국했다.

    유 전 의원은 이와 관련해 "구조적 원인이 이미 있다. 민심을 중시 안 하고 당원 100%로 뽑으니까 이렇게 된 것"이라며 "그 결과에 대해서 윤 대통령께서 정말 반성을 하시고, 미국 갔다 오시면 국정쇄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유 전 의원은 "저는 국민의힘에 몸담고 있다. 지금 (국민의힘은) 윤석열 사당이 돼 용산만 쳐다보는 정당이 됐는데, (저는) 어떻게 국민을 쳐다보고 나라 문제를 해결하는 정당이 되는지에만 관심이 있다"며 "그것을 위해서 제가 여러 가지 쓴소리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 일각 "자신이 왜 당원 마음 얻지 못하는지 생각해야"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이 같은 유 전 의원의 주장에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이날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유 전 의원이 '당원 100%' 투표 방식에 문제를 제기한 것과 관련 "말이 안 되는 것"이라며 "우리 당을 지지하지 않은 사람들이 투표하는 것을 막을 방법도 사실상 없다"고 반박했다.

    또 유 전 의원이 윤 대통령을 향해 당을 장악했다며 국정쇄신을 요구하는 등 책임론을 제기한 것과 관련, 이 관계자는 "(국정쇄신) 요구는 당연히 할 수 있다"면서도 "당원들의 마음이 당심이지, 윤 대통령의 마음이 당심인가"라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그렇게 이야기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자신이 왜 당원들 마음을 얻지 못하는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지난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경선 과정에서 꾸준히 유력한 당권주자로 거론됐다. 윤 대통령을 비롯한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와 대립각을 세우며 존재감을 키우기도 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지난해 12월 제3차 전당대회부터 '당원선거인단 투표 100%'로 지도부를 선출하기로 결정하면서 유 전 의원에게는 불리한 구도가 됐고, 결국 유 전 의원은 당대표 출마를 포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