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총리에 폭발물 던진 용의자, 24세 청년 '기무라 류지'이웃들 "인사 잘하고 평범했다"… 지난해 시의회 시정 보고회 참석
  • ▲ 15일 보궐선거 여당 후보 지원을 위해 일본 와카야마 한 항구를 찾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연설에 앞서 폭발물을 던진 것으로 보이는 용의자가 체포되고 있다. ⓒ뉴시스
    ▲ 15일 보궐선거 여당 후보 지원을 위해 일본 와카야마 한 항구를 찾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연설에 앞서 폭발물을 던진 것으로 보이는 용의자가 체포되고 있다. ⓒ뉴시스
    기사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게 폭발물을 던지고 현장에서 체포된 용의자 기무라 류지(木村隆二)는 효고현 가와니시시(市)의 한 주택가에서 부모와 함께 거주하는 평범한 24세 청년이라고 이웃 주민들이 전했다.

    16일 NHK·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기무라는 2008년쯤 부모·형제들과 가와니시시의 인근 공동주택에서 2층 단독주택으로 이사 왔으며, 이 지역에서 공립 초·중·고등학교를 졸업한 현지 토박이다.  

    이웃들 "사건 일으킬 인상은 아니었다"

    동네 주민인 60대 여성은 현지 언론에 "한 달 전쯤 기무라가 어머니와 함께 정원의 풀을 뽑는 모습을 봤다"며 "온순한 인상이고 지나칠 때면 인사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부모에게 효도하는 줄 알았다"며 "사건을 일으킬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기무라는 초등학교 졸업문집에 "파티시에 또는 발명가가 되고 싶다"고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과자를 먹는 사람이 비밀로 하고 싶을 정도로, 맛있는 과자를 많이 만들고 싶다"며 "노인을 위해 요리나 빨래를 하는 로봇처럼, 도움이 되는 기계를 만들고 싶다"고 썼다. 

    그와 초·중학교를 함께 나왔다는 여성은 "기무라가 초등학생 때는 밝고 리더십이 있었는데, 중학생이 되면서 갑자기 누구와도 말을 하지 않게 됐다"고 증언했다. 

    또 다른 중학교 동창 남성은 "조용했고 눈에 띄는 타입은 아니었다"며 "교실에서 혼자 책을 읽는 경우가 많았다"고 기억했다. 동네 이웃은 "오누이 중 얌전한 오빠로 인사를 잘하는 아이였다"며 "아버지가 밤중에 경찰이 출동할 만큼 큰 소리로 혼내도 저항하지 않고 얌전히 있었다"고 전했다.

    범행 동기는 아직… "변호사 오면 얘기할 것"

    기무라는 지난해  9월 24일 자민당 계열의 가와니시 시의회가 개최한 시정 보고회에 참석한 적이 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그는 유권자 약 70명이 참석한 시정 보고회에서 "가와니시 시의원의 보수는 괜찮은가" 등의 질문을 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 시의회 관계자는 기무라에 대해 "20대 청년의 참여는 흔치 않은 일로, 정치에 관심이 많은 것 같았다"고 말했다. 

    한편 기무라의 범행 동기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그는 현장 체포 후 진행된 경찰 조사에서 "변호사가 오면 이야기하겠다"며 묵비권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당시 자세한 상황과 범행 동기 등을 수사하면서 폭발물 분석도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오전 11시 30분, 기시다 총리는 일본 중의원 보궐선거 유세를 위해 와카야마(和歌山)현 사이카자키 항구를 찾아 현장을 시찰했으며 이후 연설을 위해 단상에 올랐다. 그 순간 한 남성이 배낭에서 30cm 길이의 파이프 모양 은색 통을 꺼내 기시다 총리를 향해 던졌다. 

    현장에 있던 관계자는 "폭발물은 총리로부터 1m 거리에 떨어졌다"며 "오렌지 색 빛이 반짝이더니 50초쯤 뒤에 폭발음이 났고 흰 연기가 솟았다"고 했다. 기시다 총리는 즉시 대피했고 사상자 역시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용의자는 바로 옆 50대 남성에 의해 제압된 후 곧바로 체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