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램 사업과 출장은 무관… 벤치마킹하려면 유럽이 더 적합""호주 공원서 이재명·유동규·김문기 셋이 손잡고 나무 쟀다"
  • ▲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으로 네번째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으로 네번째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던 2015년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과 함께 간 호주 출장이 기밀로 취급됐고 공무상의 일정이라고 볼 수 없다는 증언이 나왔다.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 34부(재판장 강규태) 심리로 열린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네 번째 재판에는 당시 출장에 동행했던 성남시청 공무원 이모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앞서 이 대표는 2015년 1월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 김문기 전 처장 등 성남도시개발공사 관계자들과 함께 트램 벤치마킹을 목적으로 호주·뉴질랜드 출장을 떠났다. 이씨는 성남시 교통기획과장 신분으로 출장 명목인 '트램'의 주무부서를 담당했다.

    검찰 조사에서 이씨는 호주 출장과 관련, "트램을 벤치마킹하려면 프랑스나 벨기에 등 유럽을 가야지 왜 호주를 가는지 모르겠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법정에서 검찰은 이같은 진술 내용을 다시 한 번 확인했고, 이씨는 '맞다'고 답변했다.

    검찰은 이씨가 조사에서 "출장 전 출장기획부서에서 시장님을 모시고 나가는데 계획서를 왜 안 주느냐고 물어보니 비밀이라며 주지 않았다"는 진술 역시 법정에서 재확인했고, "출장 당일에 계획서를 처음 봤느냐"는 검찰 질문에 이씨는 "그렇다"고 답했다.

    이씨는 또 "(공무상 일정의 경우) 경전철이든 모노레일이든 그런 시스템을 운영하는 부서와 협의해 날짜와 장소를 조율받아 계획서를 수립한다"면서 출장에 동행한 유 전 본부장과 김 전 처장에 대해서도 "저는 도개공이 그 일(트램사업)과 무관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이씨는 호주 알버트 공원에서 이 대표와 김 전 처장이 나무를 둘러싼 채 손을 맞잡고 있는 사진을 찍게 된 경위에 대해 증언했다. 그는 "나무가 워낙 커서 시장님께서 '한 번 재보자'고 했고, 두 사람으로는 어려워서 유 전 본부장과 김 전 처장까지 모여 세 사람이 (손을 잡고) 쟀다"고 했다. 

    또 다른 성남시청 공무원 A씨는 이 대표가 공식 일정에서 여러 번 빠졌다고 진술했다. A씨는 "사진을 비교해보면 1월 8일, 9일, 10일, 12일, 13일, 다섯 번 안 계신 걸로 확인됐다"고 했다. 이같은 발언은 앞서 유 전 본부장이 "이 대표가 공식 일정을 빠지고 골프, 낚시 등을 했다"고 한 증언과 유사하다. 다만 이씨와 A씨는 공식 일정에 없었던 이 대표의 행적에 대해선 모른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증언이 이어지자, 이 대표 측 변호인은 반대신문에서 "이 대표가 실제로 있었는데 사진만 안 찍었는지, 실제 없었는지 구분해서 말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A씨에게 따져물었다. 그러자 A씨는 "사진을 여러 장 계속 찍었기 때문에 앞·옆모습이 다 있어서 직원들이 찍은 것은 다 확인이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