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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묘… 1일 새벽 모란공원 '기습 이장'

'성추행 의혹' 故 박원순 묘… '민주화 성지' 모란공원으로 이장與 "피해자에게 2차 가해 행하는 것… 민주당은 침묵으로 일관"

입력 2023-04-01 12:16 수정 2023-04-01 13:19

▲ 박원순 서울시장의 영정사진과 유골함이 2020년 7월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추모공원에서 운구차량에 놓여있다. ⓒ뉴데일리 DB

'비서 성추행' 의혹으로 피소된 직후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묘가 1일 경기도 남양주시에 위치한 모란공원으로 이장됐다.

모란공원 관계자는 복수의 언론을 통해 이날 직원들이 출근하기 전인 새벽에 박 전 시장의 묘 이장이 끝나 있었다고 전했다. 

당초 유족들은 이날 오후 3시 경남 창녕군 장마면에 있던 박 전 시장의 묘를 모란공원으로 이장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박 전 시장 묘에서 유해를 수습해 경기 남양주까지 이장하는 시간을 고려해 새벽 일찍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박 전 시장은 지난 2020년 7월8일 비서를 성추행했다는 혐의로 피소됐다. 하지만 피소된 다음 날 숨진 채 발견됐고, 결국 해당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처리됐다.

박 전 시장은 그해 7월 고향인 경남 창녕군 장마면 선영에 묻혔다. 하지만 이듬해 9월 한 20대 남성이 "박 전 시장은 성추행범으로 나쁜 사람인데 편안하게 누워 있는 게 싫었다"며 박 전 시장의 묘소를 야전삽으로 훼손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에 박 전 시장의 부인인 강난희 여사를 비롯한 유족들은 이장을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성추행' 의혹에 둘러싸인 박 전 시장이 모란공원으로 이장된 것을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은 상황이다.

모란공원에는 현재 노동 운동의 상징인 전태일 열사를 비롯해 문익환 목사, 백기완 선생,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 등이 안장돼 있으며 '민주화의 성지'라고 불리고 있다. 

모란공원은 사설 묘역이기 때문에 유해 안장에 대한 조건은 따로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성추행 의혹으로 피소된 직후 극단적 선택을 한 박 전 시장의 묘가 민주 열사들의 묘역이 있는 곳으로 이장된다는 사실을 두고 비판이 제기되는 것이다.

심지어 국가인권위원회도 지난 2021년 1월 직권조사를 통해 박 전 시장이 성희롱에 해당하는 언동을 한 것이 인정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김민수 국민의힘 대변인은 1일 논평을 통해 "모란공원은 민주화 운동가, 노동 운동가 등 수많은 민주열사가 잠든 곳"이라며 "이곳에 '직위를 이용한 성범죄자'로 판명 난 박 전 시장의 묘소를 옮기는 것은 '민주화 성지'를 모독하는 일이며,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행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민주당을 향해서도 "오늘 박원순 묘 이장에 대해 민주당 국회의원들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과거 박 전 시장의 성범죄 피해자를 '피해 호소인'이라고 칭했던 민주당스럽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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