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전 검찰총장 직무대리, 유아인 변호 맡아지난해 5월 퇴임… 중소로펌 '대표변호사'로 활동변호인단에 검찰·김앤장 출신 전관변호사도 합류
  • ▲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배우 유아인. ⓒ뉴데일리
    ▲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배우 유아인. ⓒ뉴데일리
    프로포폴·케타민·대마·코카인 등 이른바 '마약 4종 세트' 투약 혐의로 경찰에 소환된 배우 유아인(37·엄홍식)이 국내 최고 마약 수사 전문가로 통했던 '검찰총장 직무대리' 출신 변호사를 법률대리인으로 선임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본지 취재 결과 유아인은 지난달 5일 간이 소변 검사에서 THC(대마 주성분) 양성 반응이 나오고, 지난달 10일과 24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정밀 감정 결과 소변과 모발에서 4종의 마약류(대마·프로포폴·케타민·코카인)가 검출되면서 사실상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되자, 이달 초 '법률사무소 인피니티'와 형사사건 위임계약을 맺고 경찰 수사에 대비해왔다.

    법률사무소 인피니티는 'C&A 법률사무소'가 지난해 9월 '마약 수사통' 출신으로 고검장과 검찰총장 직무대리까지 지낸 박성진 변호사를 영입하면서 명칭을 변경한 중소 로펌.

    검찰 출신에 '김앤장' 거친 전관변호사 고용


    유아인이 법률사무소 인피니티와 손을 잡은 사실은 지난 23일 박성진·차상우·안효정 변호사가 공동 명의로 '비공개 소환 원칙에 따라 경찰에 유아인의 출석일자 변경을 요청했다'는 입장문을 내면서 널리 알려졌다.

    앞서 '스타뉴스' '뉴스1' 등이 차상우 변호사가 선임된 사실을 보도하면서 "유아인이 김앤장 출신 변호사를 고용했다"는 기사들이 잇따랐으나, 법률사무소 인피니티의 입장문 발표 후 다수 언론은 유아인이 '국내 최고 마약 수사통'으로 불리던 인물을 법률대리인으로 선임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는 모양새다.

    화제의 주인공은 법률사무소 인피니티의 대표변호사를 맡고 있는 박성진 변호사다.

    1992년 제34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1995년 3월 수원지검 검사로 임관한 박 변호사는 대검찰청 마약과장,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장검사, 춘천지검 검사장을 거쳐 광주고검과 부산고검에서 검사장을 지내고 마지막에는 대검찰청 차장검사, 검찰총장 직무대리까지 역임하는 등 검사로서 더 이상 이룰 게 없을 정도로 화려한 경력을 쌓았다.

    특히 박 변호사는 검사 임관 후 주로 마약 전담 검사로 일하며 미국 마약단속청(U.S. DEA)에서 장기연수를 받고, 각종 마약 관련 국제회의에 검사 대표로 참가하는 등 대표적인 '마약통'으로 이름을 날렸다.

    '연예인 프로포폴 투약 사건' 수사로 인지도 높여

    2000년 서울중앙지검 검사 시절 '힙합그룹 필로폰 투약 사건' '주한미군 엑스터시 밀매·투약 사건'을 수사했고, 2004~2005년 인천지검과 수원지검 안산지청 검사 시절엔 '필리핀·괌 필로폰 밀수 사건' '2C-B 밀수입 탈북자 적발 사건' 등을 수사했다.

    2013년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장 당시엔 박시연·이승연·장미인애·현영 등 톱스타들이 연루된 '연예인 프로포폴 상습투약 사건' 수사를 진두·지휘하며 유명세를 탔다.

    법조계에선 박 변호사가 마약 사건 수사 경험이 풍부한 데다 검찰총장 직무대리 업무를 수행하다 지난해 5월 물러난 전관변호사의 '끝판왕'이라는 점에서 유아인이 그야말로 최고의 변호인을 선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 변호사뿐만 아니라 유아인의 변호인단에 이름을 올린 나머지 2명도 하나같이 쟁쟁한 변호사들이다.

    1997년 제39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2003년부터 서울남부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한 안효정 변호사는 수원지검 안산지청 검사, 서울중앙지검 부부장 검사, 방위사업비리 합수단 팀장, 대검 공판송무과장 등을 거쳐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로 활동했다. 지난해 법률사무소 인피니티로 적을 옮겼다.

    2003년 제45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2006년 부산지검 검사로 임관한 차상우 변호사는 수원지검 검사, 전주지검 군산지청 검사, 서울중앙지검 검사 등을 거쳐 김앤장 변호사로 활동했다. 안 변호사와 마찬가지로 지난해부터 법률사무소 인피니티에서 근무 중이다.

    경찰, 유아인 구속영장 신청 검토


    27일 오전 9시 30분부터 유아인을 소환조사 중인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조사 이후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할 계획이다.

    경찰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유아인은 2021년 1월 4일부터 같은 해 12월 23일까지 총 73회에 걸쳐 프로포폴을 4400㎖가량 투약하고, 지난해에도 1년 동안 프로포폴을 30회 넘게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유아인이 2021년 한 해 동안 한 달에 6번, 지난해에는 한 달에 2번 꼴로 프로포폴을 투약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식약처는 약물 오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시술 목적으로 프로포폴을 투약할 경우 월 1회를 초과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프로포폴(Propofol)은 팝스타 마이클 잭슨을 숨지게 한 약물로 잘 알려진 수면유도제(수면마취제)다. 물에 잘 용해되지 않아 하얀 대두유에 희석시켜 주사로 놓는 특성 때문에 '우유주사'라는 은어로 불리기도 한다.

    이 외에도 잠을 푹 자게 하고 피로를 풀어준다고 해서 '힘주사'란 별명도 갖고 있다. 프로포폴은 투약 후 깨어날 때 일시적으로 기분이 좋아지는 등 환각 효과가 있어 2011년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됐다.
  • ▲ 프로포폴 등 마약 상습투약 혐의를 받고 있는 배우 유아인이 2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로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마약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유아인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민도현 기자
    ▲ 프로포폴 등 마약 상습투약 혐의를 받고 있는 배우 유아인이 2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로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마약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유아인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민도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