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명의신탁, '증여의제'로 간주‥ 증여·가산세 부과""면제받으려면, 조세회피 목적 아니라는 점 입증해야"
  • 안형준 MBC 사장. ⓒ연합뉴스
    ▲ 안형준 MBC 사장. ⓒ연합뉴스
    안형준 MBC 신임 사장을 겨냥, '불법 주식 명의대여' '위증' '갑질' 의혹 등을 연달아 폭로해 자격시비 논란을 불러일으킨 MBC노동조합(3노조, 위원장 오정환)이 이번엔 '증여세 탈세' 의혹을 제기하며 공세의 고삐를 바짝 조였다.

    MBC노조는 6일 '안형준 씨, 증여세는 내셨습니까?'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고등학교 후배 드라마 PD로부터 벤처기업의 주식을 명의신탁받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한 안형준 사장은 9년 전 주식을 받을 때 증여세를 냈는지 해명하길 바란다"고 압박했다.

    MBC노조는 "특이하게도 명의신탁자(드라마 PD)도 명의수탁자(안 사장)도 주식 대금을 내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주식의 명의신탁을 '증여의제'로 보는 세법에 따르면 보통 명의수탁자(명의자)가 증여세 50%를 내게 된다"며 '명의상 소유주'인 안 사장이 증여세와 가산세를 내야 한다고 해석했다.

    MBC노조는 "증여세율이 최고 50%인데다가 가산세도 많이 붙어서 재산 가액 이상의 세금을 내는 경우도 많다"며 "이를 면제 받으려면 이러한 주식 명의신탁이 조세회피의 목적이 아니라는 점을 입증해야 하는데, (안 사장이) 먼저 명의신탁 여부를 조사받고 있는 상황이라 어떤 해명을 하게 될지 궁금하다"고 밝혔다.

    "증여세 제척기간은 10년‥ 아직 남아 있을 가능성 커"


    MBC노조는 "기자들은 취재과정에서 특권층의 편법적인 재산증식과 조세회피에 대해서 비판하고 견제하는 기사를 쓰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안 사장)본인 스스로 탈세나 편법적 재산증식 수단으로 활용되는 공짜 주식 명의신탁에 따른 증여세를 내야 하는 처지라면, 이러한 문제에 대해 엄정한 잣대로 기사를 쓰거나 편집할 수 있었겠냐는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증여세 제척기간은 10년으로, 아직 남아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추정한 MBC노조는 안 사장 스스로 증여세 납부 여부를 공개적으로 밝힐 것을 요구했다.

    세무전문가들에 따르면 과세당국이 주식 명의신탁에 대해 조세회피의 목적이 있다고 판단하면, 실제 소유자(명의신탁자)가 명의수탁자에게 증여한 것으로 간주해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모든 차명주식에 대해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이 아니라 조세회피 목적이 있는 경우로 한정하고 있으나, 조세를 경감할 목적이 없다는 것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아 증여세를 면제받은 경우가 실제로는 드물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안형준 MBC 사장 "10년 전엔 불법 아니었다"

    한편, 안 사장은 지난달 27일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10년 전 타인에게 명의를 빌려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당시는 주식 명의대여 금지법이 시행되기 전이었고, 실제로 주식을 받은 적도 없다"며 위법성을 부인했다.

    이 글에서 안 사장은 "2013년 후배의 부탁을 거절 못해 명의를 빌려줬지만 결코 주식을 받지 않았다"며 "단 1원의 금전적 이득을 취한 사실 또한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차명거래를 처벌하는 개정 금융실명법이 2014년 11월 발효된 사실을 거론한 안 사장은 "당시 불법이 아니었다 하더라도 인정에 이끌려 명의를 빌려준 사실에 대해 깊이 후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KBS PD 출신 C씨 "문제가 된 A사 주식은 제 소유"

    앞서 드라마 PD 출신 C씨는 안 사장이 'MBC 차기 사장'으로 내정된 직후인 지난달 22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에 "안 내정자는 제 부탁으로 명의만 빌려줬을 뿐, A사로부터 주식을 건네받은 사람은 저 자신"이라는 내용의 해명 글을 제출했다.

    당시 안 내정자가 A사로부터 거액의 주식을 무상으로 받았다는 내용의 진정서가 접수된 사실이 사내 안팎으로 떠돌자, 이 같은 사실확인서를 실명으로 낸 C씨는 "문제가 된 A사 주식은 제 소유"라며 "제가 10년 전인 2013년에 진정인(B씨)과 사업을 하면서 저의 개인사정 때문에 안 후보자를 설득해 명의만 안 후보자의 명의로 해달라고 부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진정인은 MBC 외에 CJ ENM과 KBS에도 투서를 여러 차례 했다"고 밝힌 C씨는 "당시 저를 보호하기 위해 저의 부탁을 받은 안 후보자가 (저의 소속사인) CJ ENM 측에 '주식은 본인의 소유'라고 답변한 적은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그 회사(A사)가 2019년 문을 닫아, 안 후보자는 물론 본인도 아무런 경제적 이득을 보지 못 했다는 점도 참작해달라"고 호소했다.